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가 생전 아들과 나눈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를 공개하며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했다.
손씨는 9일 블로그에 ‘정민이와의 톡’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생전 정민씨와 주고받았던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내용 캡처 이미지를 게재했다. 그는 “(정민이와 메신저 대화를) 그렇게 자주 하지도 않았더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매일 할 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공개된 대화에는 정민씨가 군산 여행 중 유명 제과점에 들러 어떤 빵을 사갈지 묻는 내용, 지난해 의대 휴학 당시 손씨가 속상해하는 정민씨를 위로하는 내용, 정민씨가 할머니 발인을 지키지 못해 속상해하는 내용, 손씨가 정민씨에게 남긴 생일 축하 메시지 등이 담겼다.
손씨가 정민씨에게 “너도 나중에 애 낳으면 여행도 많이 다니고 (사진) 많이 찍어놔”라고 당부하는 대화 내용도 있었다. 이에 대해 손씨는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대화를 살펴보면 손씨는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자주 표현했고 정민씨도 그런 아버지에게 “우리 아빠 최고” “역시 우리 아빠” 등의 문구가 적힌 이모티콘을 보내며 애정을 전했다.
손씨는 “마지막 톡이 4월 22일”이라며 “선배님이 저녁 사주실 때 오리를 포장해주셨는데 다음날 그걸 먹고 제게 보내준 게 마지막이다. 이걸 보면 마치 정민이가 살아있는 것 같아 실감이 안 난다”고 애통해했다.
그러면서 정민씨의 어린 시절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손씨는 “일본에서 댓글 달아준 분이 있어서 오늘은 일본 사진 보내드리기로 했다”며 “정말 언제나 귀여운 정민이”라고 글을 마쳤다.
한편, 경찰은 이 사건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민씨가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행적, 환경미화원이 정민씨 친구 A씨의 휴대전화를 발견하게 된 경위, 사라진 정민씨 신발의 행방 등 아직 풀이지 않은 숙제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강력 7개 팀 전원을 이 사건 수사에 투입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