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자살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충남도가 도민들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로 했다.
충남도는 9일 도청 문예회관에서 ‘충남 정신건강 미션·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정신건강 미션은 ‘안녕한 마음으로의 행복한 이음’으로 정해졌다. 도는 이날 도민들의 정신건강을 치유·회복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도가 분석한 전국국민정신건강실태 조사에 따르면 충남은 17개 시·도 가운데 불안 위험군 비율 1위, 우울 위험군 비율은 2위를 기록했다. 도민의 29.7%는 스트레스를 느끼고 3.6%는 우울증상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열악한 정신건강 수준은 높은 자살률로 이어졌다. 2019년 충남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743명으로 인구 10만명 당 35.2명에 달한다. 이는 전국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우울 및 알코올 중독 등 정신적 문제가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가족이나 친구, 지인에게서 심리적 연결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비전선포에 따라 도와 지역 의료계는 2025년까지 ‘도민 곁에 가까이, 마음건강 허브’를 구축하고 4대 ‘이음’ 전략 목표를 실천하기로 했다.
4대 전략목표는 ‘나아가는 이음(서비스품질 향상)’ ‘다가가는 이음(인식개선)’ ‘함께하는 이음(네트워크 활성화)’ ‘믿음가는 이음(브랜드강화)’ 등이다.
이를 위해 생애주기별 정신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약국 거점 자살예방 사업과 자살정신 응급 개입팀 운영, 응급병상 확보 등을 추진한다.
또 중증 정신질환자의 회복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통합중독관리 체계도 구축한다.
자살고위험군에게는 치료·심리를 지원하며, 자살언론보도 개선 및 노인 멘토링 및 위기 상담전화도 운영한다.
이밖에 정신건강 사례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온라인 교육시스템을 개발한다.
양승조 지사는 “충남도는 자살률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 최초의 노인자살예방 멘토링과 부처 간 협업과제 발굴, 통합건강관리망 구축 등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왔다”며 “이같은 노력을 통해 정부 평가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이어 “도민의 정신건강을 위한 우리의 의지는 단호하다”며 “이번 미션과 비전을 모두가 공유하고 구체화하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도민의 정신건강은 더욱 향상되고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