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화 KBS 아나운서가 딩크(DINK) 부부의 임신 관련 사연에 대해 한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강승화 아나운서는 8일 방송된 KBS 2TV ‘굿모닝 대한민국 라이브’의 모의 법정 코너에서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한 ‘딩크족’인 결혼 10년차 맞벌이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연을 보낸 아내는 마흔여섯의 나이로 병원에 갔다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알고 보니 결혼 전부터 딩크족으로 살겠다는 아내의 말에 남편이 정관수술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아내는 남편에게 사기 결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강승화 아나운서는 해당 사연을 듣고 난 뒤 “사기까지는 전 좀 그렇다고 생각한다. 축하할 일이지 이걸 이혼까지 가냐”며 “요즘 아이를 못 가져서 힘든 부부도 많은데 이런 축복인 상황을 갖고 이혼을 하니 마니, 사기니 아니니 하는 게 전 굉장히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패널로 출연한 이인철 변호사는 “남편은 정관수술을 했다고 아내에게 거짓말했고, 수술을 하지 않아 언제든 아내가 임신할 수 있었는데 조심하지 않은 주의의무 위반 과실을 저질렀다. 이는 이혼 사유가 될 수 있고 위자료도 청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 이후 일부 시청자들은 강승화 아나운서의 발언에 강한 불편함을 느꼈다. 한 시청자는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에 ‘원치않는 임신을 한 여자에게 축복이라는 말을 한 아나운서’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려 강승화 아나운서의 공식 사과와 하차를 요구했다.
청원인은 “시대를 역행하는 발언과 피해자가 버젓이 있는 상황임에도 가해자를 두둔하는 발언을 일삼는 것은 공영 방송사인 KBS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합의된 비출산에 거짓말로 아내를 속여 임신하게 만든 것은 범죄다. 이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을 방송에서 더는 보고 싶지 않다”고 지적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9시30분 기준 4000명에 육박하는 동의를 얻었다.
논란이 커지자 강승화 아나운서는 “해당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여성의 마음에서 공감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뉴스1을 통해 사과했다. KBS 측은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