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은 장애비하” 나경원에 이준석 “‘달창’이 막말”

입력 2021-06-08 21:23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이준석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당대표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망상(妄想)’이라는 표현을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나 후보는 8일 KBS 방송에서 이 후보가 본인을 겨냥해 ‘망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장애인을 정신적으로 비하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망상’이라는 단어가 사전적 의미로 ‘이치에 맞지 않는 헛된 생각’을 뜻하는 동시에, 정신질환의 유형 분류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후보는 거듭 이 후보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을 두고 “패널로서는 시원하고 거침없다”면서도 “당대표로서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엊그제 발언이라 아직 (여론조사 지표에) 반영이 안 됐지만, 앞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나 후보가 이른바 ‘윤석열 배제론’을 제기하자 이 후보는 “망상에는 응답할 수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나 후보의 ‘망상’ 지적에 이 후보는 SNS를 통해 “망상이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며 “제발 상식선에서 전당대회를 치르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선거 막바지에 갈수록 경험과 경륜이 무엇인지 이렇게 보여주느냐”며 “‘달창’은 비속어가 맞는다. 그런 게 막말 리스크”라고 응수했다.

이는 나 대표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시절 발언한 ‘달창’이란 용어를 거듭 끄집어낸 것이다. 달창은 ‘달빛창녀단’의 준말로, ‘달빛기사단’이라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보수 네티즌들이 속되게 비하하는 용어다.

한편, 나 후보는 방송에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마지막으로 소통한 시기에 관해 “3일 전까지도 직접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윤 전 총장이) 결과적으로는 국민의힘 쪽으로 와야 할 것”이라며 “다만 지금 당장 올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윤 전 총장이 직접)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