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당한 어머니를 대신해 시장직 후보로 나온 멕시코 여자 정치인이 출마 1주일 만에 당선됐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꿈을 대신 이룬 것이다.
7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엘 피난시에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과나후스토주(州) 모렐레온에서 시장직 후보로 나온 알마 데니스 산체스가 과반수 득표율을 차지하며 당선됐다.
보도에 따르면 산체스는 이날 유효표의 48.5%를 득표하며 당선이 확정됐다. 라이벌 후보였던 그레시아 판도하보다도 두 배 더 많은 표를 얻었다. 출마를 공식화한 지 1주일 만에 만들어낸 결과다.
앞서 그는 선거를 불과 1주일 앞둔 지난달 31일 후보 등록을 급히 마쳤다. 그가 다급하게 시장 후보로 출마한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달 25일 어머니였던 시장 후보 알마 바라간 산티아고가 총격 테러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그의 어머니 바라간 산티아고는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유세 일정을 공개하고, 선거 유세장으로 이동하던 중 괴한들의 총격에 맞아 사망했다.
현지 언론은 “바라간 산티아고를 제거하기로 작정한 세력이 이동 경로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자 즉각 총격 테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갑작스레 어머니를 잃고 실의에 빠졌던 산체스는 어머니가 생전에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겠다며 시장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어머니가 속했던 시민행동당이 산체스에게 공천을 주면서 그는 지난달 31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산체스는 후보등록 1주일 만에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멕시코의 이번 지방·의회 선거는 2000년 이후 치러진 선거 중 가장 폭력으로 물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 6일 지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지난 9개월간 정치인 97명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컨설팅업체 에텔렉트에 따르면, 피살된 정치인 중 후보등록을 마친 사람은 36명이었다. 사실상 선거 기간이 시작된 지난해 9월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정치인들에게 가해진 범죄는 총 782건이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