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봄(3~5월)은 이상 고온과 한파에 잦은 비까지 이어지면서 예측하기 힘든 날씨가 반복됐다.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남하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은 ‘2021년 봄철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3월 기온은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기록한 반면 4월과 5월에는 흐리고 선선한 날이 이어지는 등 급격한 날씨 변화를 보였다”고 8일 분석했다. 지난 3월 기온은 평년에 비해 2.6도 높아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서울 벚꽃 개화 시기도 평년 기준인 4월 8일에 비해 2주가량 앞선 3월 24일이었다. 이는 1922년 관측 이래 가장 빠른 것이다. 3월 이상 고온 영향에 더해 4월 21~22일에는 강한 일사로 초여름 날씨가 나타나 봄철 평균기온은 12.8도를 기록했다. 역대 다섯 번째로 더운 봄이었다.
기상청은 이상 고온의 배경으로 ‘시베리아 고기압’의 강도가 약했던 점을 꼽았다.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낮았고 북극 지역에 중심을 두고 발달하며 정체된 저기압이 북극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해 시베리아 고기압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5월에는 비가 자주 내리며 변덕스런 날씨가 이어졌다. 5월 강수일수는 14.5일(평년 기준 8.7일)로 이틀에 한 번 꼴로 비가 내려 역대 가장 많은 강수일수를 기록했다. 이는 따뜻한 공기 덩어리가 정체되면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중위도까지 자주 남하했기 때문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대기 불안정도 이어져 우박과 낙뢰도 잦았다. 강원 산지에는 5월에 눈이 관측되기도 했다. 5월 우박 일수는 0.6일로 관측 사상 최고치였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