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국가대표 김민지, 후배 괴롭힘 논란에 12년 자격정지

입력 2021-06-08 17:01
대한사격연맹 제공. 연합뉴스

사격 국가대표 김민지(32·창원시청)가 폭언 등으로 후배를 괴롭혀 자격정지 12년 징계를 받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스키트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김민지는 한국 사격의 간판 선수였으나 이번 징계로 도쿄올림픽 출전도 어려워졌다.

대한사격연맹은 지난달 김민지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한 선수의 피해 주장을 확인하고 지난 2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해 자격정지처분을 결정했다. 김민지는 징계 내용을 전달받은 뒤 일주일간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으며, 재심결과에 따라 징계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도쿄올림픽 출전엔 빨간불이 켜졌다. 사격연맹의 징계가 유지될 경우 2032년 하계올림픽까지 출전할 수 없다. 김민지는 4월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스키트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해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이번 후배 괴롭힘 논란이 불거지자 사격연맹은 2개월 이상의 자격 정지가 내려질 경우 올림픽 출전 선수를 교체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긴 기간의 징계가 내려지면서 지난 선발전 결과를 반영해 다른 선수를 올림픽에 출전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민지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스키트 개인전과 단체전 은메달,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스키트 동메달을 목에 거는 등 아시안게임에서 5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불명예를 안고 뒤로 물러나게 됐다.

김민지의 남편인 사격 국가대표 A와 지방 실업팀 소속 B 역시 가해자로 지목돼 징계 처분을 받았다. A씨는 11개월, B씨는 3년의 자격정지를 받았으며, 징계가 유지되면 이들의 국가대표 자격도 박탈된다.

원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