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에 핍박당할 때 뭐하셨나”…나경원, 토론회서 울먹

입력 2021-06-08 16:33
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오른소리 합동토론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문표, 주호영, 나경원, 조경태, 이준석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8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당 선관위 주최 ‘오른소리 합동 토론회’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나 후보는 과거 원내대표 시절 강경투쟁 당시 문재인정부와 여당으로부터 핍박받을 당시를 언급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나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예컨대 버스 정시 출발론을 제기했더니, 윤 전 총장이 바로 화답했다고 대선후보를 가볍게 깎아내리는 태도(를 보였다)”며 “본심은 윤 전 총장이 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으시나”라고 물었다. 나 후보는 또 이 후보의 발언이 거칠어서 당 대표가 되면 리스크가 클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태도를 고칠 생각이 없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후보는 “이준석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우려 하시는데, 이준석이 방송 패널을 10년 하면서 말 때문에 설화가 생긴 적은 거의 없다”며 “실제 원내대표 하실 때 저희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에 대놓고 ‘문빠·달창(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을 하신 분이 누군가. 제가 이런 말까지 해야겠나”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나 후보는 과연 TK(대구·경북)에서 전통적 당원들과 윤 총장이 결합하는 데 있어서 어떻게 기여했나”라며 “박정희 공항이 도움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나 후보는 앞서 지난 3일 대구 경북에서 열린 당원토론회에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에 ‘박정희 공항’이라는 이름을 붙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주호영 후보도 나 후보를 몰아세웠다. 그는 나 후보를 향해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원내대표를 할 때 내세울 업적이 없다. 나 후보 시절 강경 보수로 이미지가 도로 돌아가는 것 아니냔 지적이 많다”며 “(패스트트랙으로) 재판받은 의원들은 본인들 정치 생명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기업규제법, 막을 수 있었나. 임대차 3법, 얼마나 국민 핍박시켰나. 저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며 “문재인 정부로부터, 민주당으로부터 정말 무한한 핍박 받았다. 그렇게 프레임 받고 욕설 받을 때 (당이) 같이 보호해 주셨나”라고 되물었다. 나 후보는 이 같은 발언하는 과정에서 잠시 울먹이며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다.

나 후보는 이어 이 후보를 향해 “정치는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는 걸 새겨 달라. 한 달 넘게 젠더 이슈 등 모든 이슈에 대해 ‘혐오의 정치’로 갈등을 부추겼다”며 “이 후보가 최고위원, 비대위원이 되고 21대 국회에서 공천받은 것은 모두 청년 할당제의 덕이고 결과”라고 주장했다.

홍문표 후보는 “(대선 주자) 선수들이 들어오면 공정 관리를 해야 한다. 투명한 룰을 만들어 객관성 있고 공정한 관리를 모색해야 한다”며 “대선을 다섯 번 책임을 맡아 치른 홍문표가 적임자”라고 말했다.

조경태 후보는 “저는 계파에 한 번도 소속된 적 없고, 불의에 항상 맞서 싸워왔다”며 “더는 뺄셈의 정치를 해선 안 된다. 당내 통합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섯 명의 후보들은 토론회를 마친 뒤 “토론회를 일찍 했으면 좋았겠다” “인신공격은 자제해야 한다” 등 총평을 전했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