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투병 중이던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7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썼던 주역들도 한걸음에 달려왔다.
이날 오후 황선홍 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 이천수 대한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장, 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현영민 해설위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특히 최 전 감독과 함께 1시간여 빈소에 머문 황 전 감독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의 건국대 선배이자 대표팀 선배이기도 했던 황 전 감독은 “많이 믿고 따르고 그랬는데 미안하다. 잘 챙겨주지도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인간으로서 최고 아니었나”라며 “정말 좋은 후배, 좋은 사람을 잃었다. 선배로서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어 “젊은 나이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좋은 데 가서 편안히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 전 감독도 “어렸을 때부터 서로 경쟁도 하면서 축구를 통해 국가대표까지 뽑히고 많은 우정을 나눴다. 추억도 많았다”며 “설마, 설마 했는데 이런 현실과 마주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구로서 더 잘해줬으면 하는 후회가 많이 든다”며 “너무 하고 싶은데 못해 본 게 많을 거다. 이제 하늘나라에서 가서 원 없이, 맘 편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명복을 빌었다.
고인의 대표팀, 대학 후배인 현 해설위원도 “언제나 다정다감하고 후배들 잘 챙기는 선배였다”면서 “작년에 뵀을 때 건강하셔서 희망적이었는데 너무 갑작스럽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으신데…”라고 애도를 표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축구인들은 월드컵 4강 동료들뿐만이 아니었다.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싱가포르)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전 울산 현대 감독, 이임생 전 수원 삼성 감독 등 현역 시절을 함께한 것은 물론 지도자로서 지략대결을 벌이기도 했던 이들과 성남FC 골키퍼 김영광 등 후배들도 직접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이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함께 8강 진출을 이룬 바 있는 김영광은 “국가대표팀에서 막내일 때 같은 방을 쓰기도 했다. 형님이 제게 해주신 것들을 본받아 후배들에게도 베풀려고 했다”면서 “영정 사진에 너무 활짝 웃고 계셔서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밖에 유 전 감독의 지도를 받은 인천의 외국인 선수 무고사도 빈소를 찾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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