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도 허하라”… ‘SNS로만 잔여백신 예약’ 접종자들 불만

입력 2021-06-07 18:19
60세 이상 국민들의 백신 접종이 시작된 7일 서울 성북구 샛별의원에서 한 시민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다. 최현규 기자


방역 당국이 다음 주 7~9월 백신 예방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소아암 환자나 신생아 중환자의 보호자들도 우선접종 대상에 새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3분기엔 전국민의 70%인 3600만명이 1회 접종을 마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하고 “6월 말까지 1차 접종 목표 1300만명을 달성하고 방미 성과인 101만명분의 얀센 접종까지 더하면 상반기 1400만명 이상 접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집단면역 시점도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소아암 환자·신생아 중환자 보호자의 경우 아이를 제대로 돌보기 위해 면역력을 갖추는 게 필요하니 우선접종 대상으로 고려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3분기가 시작되는 7월부터는 고3 등 대입 수험생과 유치원·어린이집·초중고 교직원 등 돌봄인력, 50대 연령층에 대한 1차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오는 10일부터 얀센 백신 접종을 시작하고 15일부터는 만 30세 미만 사회필수인력에 대한 화이자 접종에도 착수한다. 다만 이중 일부는 백신 수급 등의 이유로 접종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만 30세 미만 화이자 접종 대상자는 예상보다 많은 26만7000여명으로 파악돼 20만명만 먼저 맞고 나머지는 7월에 추가예약을 받는다. 모더나 백신 5만5000여명분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만 30세 미만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달 중순부터 접종한다.

접종 대상자가 급증하는 3분기를 앞두고 있지만 예약시스템 혼선이 거듭돼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이날 만 30세 미만 의료기관·약국 종사자의 사전예약을 받는 과정에서 일반 직장인 1만2000여명이 잘못 예약됐다. 질병관리청은 “사업장에 부속의원이 있는 경우 의원 종사자가 아닌 일반 직원이 포함돼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해 대상자가 아닌 이들이 포함되는 혼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모두 예약이 취소된다.

지난 1일 얀센 백신 사전예약 과정에서도 서울 영등포구 민방위대원 400여명이 명단에서 누락돼 제때 예약을 시작하지 못했다. 그보다 앞서 현직 돌봄인력 대상에게만 발송돼야 할 접종 안내 메시지가 전직자와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보호자 등 3만6000명에게 잘못 발송되기도 했다.

의료현장에선 잔여백신 예약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오는 10일부터는 만 60세 미만의 경우 앞서 병·의원에 전화나 방문으로 잔여백신 접종을 예약했더라도 접종을 받을 수 없다. 60세 미만은 오로지 SNS로만 예약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예약을 하고도 접종을 못할 처지에 놓인 환자들의 불만이 일선 의료기관에 쏟아지고 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의료기관에 전화·방문으로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예약자는 63만4319명이다. 정부 방침대로라면 이들은 9일까지 접종을 해야 한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적어도 하루 이틀 정도는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연령과 상관없이 SNS와 전화예약을 계속 병행하자고 주장했다. 의협은 “전화 예약 방식은 단골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져 세심한 예진이 가능하다”며 “백신 접종을 위해서는 최소 오후 5시까지 의료기관에 도착해야 하는 데 SNS를 이용한 방식의 경우 원거리 환자가 많아 오히려 폐기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최예슬 송경모 박세환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