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자가 됐지만 방위비 돈 내지 않아”
재선됐다면 “최소 50억 달러 받아냈을 것”
“미국이 한국 85년 동안 보호” 틀린 주장도
“김정은, 바이든 안 좋아하는 것으로 보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은 미국의 군사적 보호를 받으면서도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또 다시 펼쳤다.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한국에 대한 불평을 이어간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 참석해 연설했다. 그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로부터 이용당하고 있다면서 독일 사례를 꺼낸 이후 한국을 거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그들(한국)은 오랫동안 실속 있는 어떤 것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5년 단위 한·미 방위비 협정을 제안했지만 자신이 월 단위로 제안하며 합의를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자신이 한국 측에 전달한 발언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한국을 비난했다.
그는 “당신(한국)은 우리에게 돈을 내지 않고 있다. 우리가 왜 당신을 보호하나. 당신은 우리의 TV 산업을 가져갔고, 선박을 건조하고 모든 것을 만들고 있다. 당신은 부자가 됐지만, 군사적 보호에 대해 우리에게 지불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매우 적대적인 국가(북한)에 대항해 당신을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한국)은 매우 화가 났다”면서 “그들은 엄청난 협상가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은 단지 생계비 수준의 방위비를 갱신했다. 항상 이런 식이었다”면서 “나는 ‘그 방식은 안 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내 협상은 한국이 수십억 달러(수 조원)를 내는 것이었고, 이미 그렇게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그들로부터 최소 50억 달러(5조 5000억원)를 받아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대통령 재선에 성공했다면 한국으로부터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관철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한·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후인 지난 3월 지난해보다 13.9% 인상한 수준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타결했다. 한국이 부담해야 할 돈은 1조 1833억원으로, 미국 돈으로 10억 달러 정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박했던 액수의 5분의 1 수준에 합의하며 방위비 분담금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을 85년 동안 보호했다”면서 틀린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다른 종류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김정은 위원장)가 바이든을 많이 좋아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나는 그를 좋아했고, 그는 나를 좋아했다. 우리는 엄청나게 잘 지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과 없는 북·미 대화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대북 제재는 모두 그대로 남아있었다”면서 “나는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