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군 보길도 세연지와 회수담 사이에 자리잡은 세연정이 연못 위에 섬처럼 떠 있다. 세연정은 주변 경관이 매우 깨끗하고 단정해 기분이 상쾌해지는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고산 윤선도가 인공적으로 물을 끌어들여 자신의 심미적 안목에 맞게 조성한 인공연못으로, 손님을 맞고 연회를 베풀며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담양의 소쇄원, 영양의 서석지와 함께 조선시대 3대 정원으로 꼽힌다. 사방의 문을 모두 위로 들어 올린 정자 뒤 푸른 소나무가 우람하다. 구들 모양의 판석으로 개울을 막은 연못 수면에 연꽃이 앙증맞게 피어 있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