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1974)에서 본드걸로 활약했던 여배우 브릿 에클랜드(78)가 보톡스·필러 등을 과도하게 시술받은 사실을 고백하며 성형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5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타임스 등에 따르면 에클랜드는 한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수천 번의 주사를 맞은 게 내 생애 가장 큰 실수”라고 털어놨다.
그는 “성형 시술로 20년간 대가를 치렀다. 내 경력과 육체적인 면에서 인생을 망쳤다”면서 “내가 (성형으로) 어떻게 심하게 잘못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절대로 얼굴에 손대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웨덴 출신의 에클랜드는 빼어난 미모로 ‘본드걸’로 발탁된 뒤 주목받았다. 하지만 현재 그의 얼굴은 과도한 성형 시술로 인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는 “뒤늦게 시술받은 물질들을 녹여 없애려고 했지만, 여전히 일부는 남아있다”고 토로했다.
에클랜드는 성형 시술을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유명인들의 실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유명 디자이너 도나텔라 베르사체에 대해선 “아마도 나처럼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팝스타 마돈나에 대해선 “그는 미스터 포테이토(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감자 캐릭터)를 닮았다”고, 보톡스 시술 경험을 밝힌 배우 니콜 키드먼에 대해선 “영화 속에 나오는 모습이 어색해 보인다”고 평했다.
반면 나이에 맞게 주름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이는 76세의 배우 헬렌 미렌에 대해 에클랜드는 “5~7년 전이나 현재의 모습이 똑같이 멋져 보인다”고 치켜세웠다.
에클랜드는 “성형 시술을 멈춘 지금은 기분이 좋다”면서 “나이를 먹는 건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다. 불평하지 말고 인생이란 여행에서 자신을 돌아보라”고 조언했다.
선데이타임스는 최근 5년 사이 영국에선 무허가 시술이 증가해 보톡스, 필러와 같은 시술 부작용에 대한 컴플레인이 10배나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선 최근 18세 이하 청소년들에게 미용을 목적으로 한 보톡스나 필러 시술을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