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래 단일 대상군으로는 최대 규모인 만 60~64세의 접종이 7일 시작된다. 지난 3일까지 예약 완료한 인원만 311만여명에 달하는 데다가 예비명단까지 고려하면 실제 접종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해당 연령대의 접종이 상반기 접종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6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100일이 됐다”며 “어제까지 전 국민의 14.8%에 해당하는 760만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고 밝혔다. 상당수 위탁의료기관·접종센터가 문을 닫거나 단축 운영하면서 평일의 3분의 1 수준인 13만8649명이 전날 하루 1차 접종을 받았다.
상반기 예방접종은 중대 분기점을 맞게 됐다. 7일부터 만 60~64세 접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전후 태어난 이들 ‘베이비붐 세대’는 대상자 규모부터 395만5837명으로 압도적이다. 이들 중 78.8%인 311만7616명이 사전예약을 마쳤다. 예약률은 만 65~69세(81.6%), 만 70~74세(82.7%)보다 낮지만 예약자 수는 가장 많다. 상반기 1300만명 접종이라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25일간 540만명가량이 1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
접종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국내 사전예약자의 99.8%가 접종을 받고 있다. 당일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연기하는 이들을 빼면 사실상 ‘노쇼’가 거의 없다는 의미다. 사전예약 기간을 놓친 이들도 예비명단 등록을 활용해 잔여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4일부터 60세 이상만 새로 예비명단에 등록할 수 있게 했다.
수치를 뛰어넘는 의미도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치명률은 60대가 1.06%고 50대는 0.27%다. 만 60세 미만 사망자 수를 다 합쳐도 60대 사망자의 절반에 못 미친다. 김 총리는 “고위험군인 60세 이상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 책무”라며 “(예비명단 지침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일부 행정 절차가 매끄럽지 못했더라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최대 관건인 물량은 제품마다 차례로 공급되고 있다. 만 60~74세가 맞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날 기준으로 519만6600회분 남았다. 상반기 개별 계약분은 이미 모두 공급됐고, 이달 중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83만5000회분이 더 들어올 예정이다. 미국이 제공한 얀센 백신 101만회분도 5일 국내에 도착했으며 오는 10일부터 접종에 쓰일 계획이다.
대규모 접종을 앞두고 일부 약국에서 품귀를 빚고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국내 재고가 2억정에 달한다고 밝혔다. 상반기 잔여 접종 대상자 전원이 10정씩 복용하고도 남는 양이다. 다만 하반기에도 수요가 계속 늘어날 상황에 대비해 제조업체의 수급 현황을 계속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