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식판, 코 푼 휴지도 취사병이 치워” 육군 폭로

입력 2021-06-06 13:32 수정 2021-06-06 14:16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강원도 지역의 한 육군 부대에서 고위 간부들이 먹던 식판은 물론 잔반과 쓰레기 등 모든 뒷정리를 조리병에게 미룬다는 폭로가 나왔다.

자신을 육군 6사단 소속 병사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도저히 못 참겠어서 제보드린다”면서 고위 간부들이 식사를 마친 식판을 그대로 테이블에 남겨둔 사진을 게재했다.

제보자는 “대대 내에 고위 간부들이 따로 식사하는 메인 테이블이 있다”며 “그분들은 식사 후 식판에 남겨진 음식물과 식기도구, 입을 닦거나 코를 푼 휴지, 이쑤시개, 음료 캔 등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조리병에게 방치해 놓고 간다”고 폭로했다.

이어 “몇 번을 말씀 드렸는데도 간부들이 방관과 방치를 한다”며 “몇 개월 전부터 지휘관들이 먹고 남은 식판과 쓰레기를 그대로 놔두고 가 너무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제보자는 또 “끼니마다 조리병이 아닌 일반 병사 3~4명이 450명에 달하는 대대 내 모든 인원 식판을 설거지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몇 개월 전부터 계속 건의하는데도 방관한다. 도와 달라. 변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육군 측은 즉각 해명하고 나섰다. 같은 날 육군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간부들 식사 후 정리를 병사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며 앞으로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사단 차원의 관리·감독에 나서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병영 식당에서는 계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잔반 분리 등 급식 후 처리를 본인 스스로 하게끔 재교육했다”며 “조리병들이 병사 식당에서 본인 고유 임무를 수행토록 조치함과 동시에 부대 내 간부 식사 인원을 고려해 외주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