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블럭 나눔에서 연료 수소 생산까지’
광주시와 전남도가 폐자원 재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쓸모없이 버려지는 자원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거나 2차 가공해 자동차·발전 연료 또는 일상생활 속 문화상품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인도 조성 등 각종 공사 현장에서 배출되는 온전한 보도블록을 시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시 종합건설본부는 우선 상무지구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 사업’ 현장에서 철거한 보도블록 중 깨지지 않은 것을 골라 시민·단체에 제공하기로 했다.
시범적으로 파손되지 않은 보도블록 1만 장을 확보해 오는 7일부터 선착순으로 신청서를 제출한 곳에 분배한다.
다음달부터 신청자 1인당 1회, 최대 500장으로 제한해 보도블럭을 나눠주는데 운반에 필요한 비용은 수요자 부담이다.
시 종합건설본부는 이에 따라 폐기물 처리비용을 아끼고 보도블럭을 받은 시민, 단체는 집안 내 화단 조성, 조경, 환경개선 등에 이를 활용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신청 자격은 광주시민이면 누구나 된다. 종합건설본부 토목2과 환경시설팀으로 메일 또는 팩스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간단한 심사를 거쳐 보도블럭을 받을 수 있다.
광주시 소방본부는 최근 내구연한을 넘긴 폐방화복 250벌을 가방·지갑 등 문화상품 재료로 특정 사회적 기업에 기부했다.
소방본부는 폐방화복이 소방관들이 3년 이상 화재진압 현장에서 입었지만, 여전히 열에 강할 뿐 아니라 인장 강조와 탄성도가 뛰어나 손가방, 카드지갑, 팔찌 등 문화상품 재료로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소방본부 기부를 통해 생산·판매되는 문화상품 수익금 일부는 유독물질 노출로 중병에 걸렸거나 암 등으로 치료받는 소방관을 위한 후원금으로 ‘기부의 선순환’을 하게 된다.
전남도는 폐플라스틱의 무산소 열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실증설비를 강진에 구축한다. 도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기술개발 공모에서 선정된 데 따른 이 사업을 통해 전국 최초로 폐자원을 활용한 수소 생산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한 후 고순도 분리공정 등을 거쳐 순도 99.95%로 하루 110㎏ 생산하는 수소는 자동차와 발전용 연료로 공급될 예정이다.
수소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역시 별도 설비를 통해 친환경 건축자재인 탄산칼슘과 드라이아이스, 비료 등으로 자원화할 수 있다.
실증사업은 강진산단에 입주한 폐비닐 열분해 정제유 생산기업인 스마트그린에너지㈜가 맡아 진행한다. 전남환경산업진흥원은 보급형 모델 연구를, 한국에너지연구원은 상업용 수소 생산공장 설계 등을 전담한다.
도는 국비, 지방비 등 74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4년까지 실증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도는 연 매출 980억 원, 160억 원의 수소생산설비 수입대체 효과, 200여 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무작정 폐기하던 보도블럭·폐방화복도 소중한 혈세로 산 물품”이라며 “수만 장씩 버리던 보도블럭과 쓰레기로 버려질 방화복이 병마에 신음하는 소방관 돕기 등에 다시 활용된다니 정말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