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엘살바도르의 파격적 실험

입력 2021-06-06 09:55 수정 2021-06-06 12:44

엘살바도르 정부가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법정화폐)로 지정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6일 로이터, 블룸버그,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1 콘퍼런스’에 영상으로 참석해 비트코인 법정통화를 추진하는 법안을 다음 주 의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 의회는 부켈레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새로운 생각’이 과반을 장악하고 있다. 법안 통과 가능성이 큰 셈이다.

사전녹화한 영상에서 부켈레 대통령은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식경제 밖에 있는 이들에게 금융 접근성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지갑 기업인 스트라이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엘살바도르에 비트코인 기술을 위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스트라이크는 지난 3월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을 내놨다.

스트라이크 창업자인 잭 말러스는 콘퍼런스에서 “디지털화폐를 법정통화로 채택하면 엘살바도르는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전 세계적으로 통합된 개방형 결제 네트워크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엘살바도르 경제활동인구 중 70% 이상이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아 금융시스템 안에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말러스는 “비트코인은 역사상 만들어진 가장 위대한 준비자산이자 우수한 통화 네트워크다. 비트코인을 보유하면 개발도상국 경제를 명목화폐 인플레이션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할 방법을 얻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 경제를 구원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엘살바도르는 치안·정치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최근 반기를 든 검찰총장과 대법관들을 축출하기도 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