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법원이 10년 전 터키프로축구 1부 쉬페르리그의 승부조작 사건을 거짓으로 꾸며낸 전직 경찰관과 언론사 대표에게 도합 3000년이 넘는 징역형을 선고했다.
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터키 이스탄불 법원은 페네르바흐체 구단이 승부조작을 저질렀다는 거짓 사건을 공모한 전 이스탄불 경찰청 조직범죄국장 나즈미 아르드츠와 언론사 대표 히다에트 카라자에게 각각 징역 1972년 10월과 1406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페네르바흐체가 10년 전 당시 리그 우승을 위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음모를 퍼뜨린 혐의를 받아 이러한 중형에 처했다. 터키 검찰은 재미 이슬람학자 펠훌라흐 귈렌을 따르는 테러조직 페토(FETO)가 페네르바흐체 간부들을 제거하고 스포츠계를 장악하기 위해 이들을 끌어들여 승부조작 사건을 꾸몄다고 판단했다.
페네르바흐체는 2010-2011시즌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으나, 승부조작 사건이 터져 우승 트로피를 반납해야 했다. 이후 구단주와 축구계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구속됐고, 이듬해 시즌 개막이 연기되는 상황까지 벌어졌었다.
하지만 구속됐던 페네르바흐체의 당시 구단주가 무죄를 주장한 끝에 1년 만에 풀려났고, 2015년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16년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승부조작 사건을 꾸민 배후에 페토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재수사가 이뤄졌다.
알리 코츠 페네르바흐체 현 회장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면서도 “다만 어떤 판결도 페네르바흐체와 팬들이 겪은 고통에는 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