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가뭄이 덮친 미국 유타주에서 주지사가 주민들에게 기우제에 동참해달라는 뜻을 전했다가 빈축을 샀다.
스펜서 콕스 주지사는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려 “여러분이 믿는 신께 더 많은 비가 오도록 집단적인 기도를 올림으로써 계속되는 가뭄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일요일까지 기도의 주말을 보내자”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물을 아끼는 것만으로는 우리를 보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아 두렵다”며 “지금 당장 더 많은 비가 필요하다. 신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기도는 강력하다”며 “모든 유타 주민들은 (자신이 믿는) 종교와 상관없이 주말에 기도에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콕스 주지사는 유타주에서 가뭄이 계속되자 지난달 13일 가뭄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유타주를 비롯한 미 서부 지역은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지난해에도 18.3㎝라는 저조한 강수량을 기록한 바 있다.
콕스 주지사의 기도 요청에 주요 종교 지도자들은 동참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온라인상 누리꾼들은 “가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안하라”고 요구하는 등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유타주 하천위원회도 트위터에 “우리는 립 서비스 이상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재커리 프랭켈 하천위원회 상임이사는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용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물을 아끼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유타 주민들의 혈세가 현재 물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학교와 공공기관 수도 요금을 낮추는 데 쓰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타주는 앞으로도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솔트레이크시티 기상청의 글렌 메릴 박사는 워싱턴 포스트를 통해 “눈이 내리는 다음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며 “그 때쯤 가뭄이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