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을 자체 도입하려다 불법 거래 의심을 받는 대구시의 사례가 해외 언론에도 보도됐다. 네티즌들은 “국제적 망신”이라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지난 3일 대만 민영방송인 민시 TV(FTV)는 해외 화제 소식을 소개하는 코너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달 31일 화이자 백신 도입을 발표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방송 진행자는 “(대구시가) 사기당한 것 같다. 대만도 백신이 부족하지만 이런 일이 있어선 곤란하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대구시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자고 전했다.
3일 일본 한류 전문 매체 와우코리아도 대구시의 화이자 백신 자체 도입과 관련해 “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와우코리아는 권 시장이 백신을 맞는 사진과 함께 대구시가 민간 무역업체를 통해 백신 조달을 주선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권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의사회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중재로 정부가 올 하반기 중으로 계획한 백신 도입 물량 외 별도의 백신을 국내에 도입하는 부분이 상당 부분 진전이 됐다”며 “(최종 결정 등 사항을) 정부에 토스했다”고 전했다. 이날 대구시가 도입을 예고한 물량은 모두 30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6000만 회분이었다.
그러나 한국화이자제약은 이달 3일 입장문을 통해 “한국화이자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공급되는 백신은 확인되지 않은 제품”이라며 “바이오엔텍을 포함한 다른 제3의 기관은 한국 내 판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대구시가 거래를 추진한 독일 무역업체에 대해서도 “해당 업체의 제안은 합법적으로 승인되지 않았으며 공식적인 거래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국제적 망신”이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 “이게 무슨 망신이냐” “백신 직구라니. 무료 배송이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대구시를 비판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식 사과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