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길고양이를 담뱃불로 지져 상해를 입히는 동물학대 추정 사건이 발생했다.
동물권 단체 ‘동물자유연대’는 4일 고양이가 이유 없이 사람에게 담뱃불로 학대당했다는 제보를 받아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고발했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가 우선 진료를 받게 했다. 수의사의 진단결과 고양이는 등과 허리 부분 4곳에 일정하고 둥근 모양의 화상으로 보이는 외상을 입었다. 또 2차 감염으로 인해 상처에 고름이 차 있었다. 털을 밀어보니 다른 부분에도 흰색 원형의 흉터가 발견되는 등 지속적인 학대의 흔적이 드러났다.
동물자유연대는 “고통을 느끼면 빠르게 도망가는 고양이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상처 부위가 4곳임을 고려해볼 때 학대자는 콩이(고양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은 뒤 담뱃불로 상해를 입히는 매우 잔인한 방법을 이용해 학대를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학대자의 행위가 동물보호법 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판단해 불명의 학대자를 고발했다”며 “수의사 소견의 ‘지속적인 학대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근거로 동물보호법 가중처벌 조항의 적용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학대를 당한 고양이 콩이는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성품이 매우 온순하고 애교가 많아 ‘개냥이(개처럼 상냥한 고양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동물자유연대는 “학대자는 오히려 이런 콩이의 성품을 이용해 학대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실이 전해졌을 때 아파트 주민들 역시 큰 슬픔과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콩이는 단체의 센터에 입소해 ‘새싹이’라는 새 이름으로 보살핌을 받고 있다. 학대로 인해 마음의 큰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다행히 여전히 사람을 좋아하고 다른 고양이들과도 잘 지내며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