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살해’ 남동생 반성문 또 냈다…“감형 노리는 듯”

입력 2021-06-04 16:17
뉴시스

친누나를 살해한 뒤 인천 강화군 석모도 한 농수로에 유기한 남동생이 첫 재판을 2주가량 앞두고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친누나를 살해하고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 시신을 유기한 남동생 A씨(27)는 인천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김상우)에 네 번째 반성문을 냈다.

A씨의 첫 재판은 이달 17일 오후 10시쯤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 12일 검찰에 구속기소 된 이후 지난달 28일과 31일, 이달 2일과 3일에 걸쳐 총 네 번째 반성문을 써서 냈다.

A씨가 제출한 반성문의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그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과 경찰 조사에서 선처를 바란다는 취지의 호소를 한 점을 미루어볼 때 이같은 행위는 형량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A씨가 수차례에 걸쳐 제출한 반성문이 형량 감소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인천에서 동거남에게 복수심을 품고 8살 딸 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엄마도 1심 선고를 앞두고 10차례의 반성문을 제출했으나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재판부는 “40대 어머니가 8세 딸의 코와 입을 막은 후 몸으로 눌러 질식해 숨지게 하는 등 범행 전후의 정황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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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인천 남동구의 아파트에서 누나 B씨(30대)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인천 강화군 석모도의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씨는 B씨의 시신을 10일 동안 아파트 옥상에 방치했으며, 지난해 12월 말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은 뒤 석모도의 한 농수로에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범행 후 누나 B씨의 카카오톡 계정을 이용해 자신과 부모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 가출 신고를 취소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죄분석관을 투입해 A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및 분석을 진행했으나 특이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관계자는 “A씨가 경찰 조사에서 ‘부모님께 죄송하다.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