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제공하기로 약속한 코로나19 얀센 백신 110만 회분이 3일(현지시간) 저녁 한국으로 떠난다. 백악관은 한국에 대한 백신 지원에 대해 주한미군 보호에 방점을 둔 것이라며 “한국 상황은 특별(unique)하다”고 설명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제공하기로 한 얀센 백신 100만 회분이 캘리포니아로 2000마일을 이동한 후 항공기에 실려 오늘 저녁 한국으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대한 백신 제공은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합의된 바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해당 백신을 실은 군 수송기는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1시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백신 2500만 회분에 대한 배포계획을 발표했다. 이중 1900만 회분은 국제 백신공급기구 코백스(COVAX)를 통해 라틴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등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국가들에 공유된다. 백악관은 나머지 600만 회분에 대해선 “코로나19 급증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 및 캐나다, 멕시코, 인도, 한국 등 다른 파트너 및 이웃국가들에 직접 공유될 것”이라 설명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주한미군을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백신 공급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왜 백신을 전부 코백스를 통해 상황이 심각한 국가에 공유하지 않고 양자 관계에 있는 국가들에 직접 제공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한국 상황은 특별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미군 및 미군과 함께하는 병력을 보호하는 목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군은 우리와 어깨를 맞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설리번 보좌관은 “75% 이상 대다수는 코백스를 통해 배포하지만 필요에 따라 코백스 외부에서 백신을 할당할 유연성을 유지하고자 한다”며 “한국은 그런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에 대해 코로나19 백신을 공유할 계획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미국의소리(VOA)는 이날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에게 북한에 대한 백신 지원 계획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CNN은 복수의 바이든 행정부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북한에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데 열려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국무부는 “북한과 코로나19 백신을 공유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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