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 팔려서 대구서 살 수 없다” 권영진 사과 촉구 청원

입력 2021-06-03 23:24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4월 1일 오전 대구 중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시스

대구시와 대구 의료단체가 정부에 제안한 ‘화이자 백신 3000만명분 도입’이 사흘 만에 해프닝으로 끝났다.

화이자는 3일 대구시가 추진했던 백신 구매에 대해 불법 거래로 파악된다며 필요할 경우 법적 조치를 단행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정부도 대구시가 주선한 화이자 백신의 진위가 의심된다며 구매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논란이 커지자 권영진 대구시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 시장은 앞서 백신 도입이 상당히 진전된 상태라며 정부에 관련 협상 내용을 넘겼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권 시장은 평소 SNS을 통해 정부의 백신 정책을 비판해온 전력이 있어 방역에 힘쓰기보다 개인의 치적 쌓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이와 관련해 “코로나19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과욕이 부른 참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대구는 또다시 혐오와 조롱의 대상이 되어 애꿎은 시민들만 고통받고 있다”고 권 시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권 시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청원이 3일 올라왔다.

대구 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더이상 쪽팔려서 대구에서 살 수가 없어 청원을 남긴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권 시장이 이번에는 일개 무역회사의 연락을 받고 화이자 백신의 구매를 정부에게 주선하겠다고 했다”라며 “누가봐도 상식적으로 안될 일을 한 것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움직인 것이며 그로 인해 시민들은 타도시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불쌍한 신세가 되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백신이 해외직구 상품도 아니고 보따리상 밀수품도 아닌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라며 “홍보는 주도적으로 해놓고 이제와서 발을 빼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청원인은 권 시장이 사과와 함께 이번 백신 도입 추진 과정에서 대구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현재 청원동의가 100명을 넘어 관리자가 공개 검토 중인 상태다.

한편 대구시는 논란이 커지자 백신 구입 추진은 시가 주도한 것은 아니라며, 대구메디시티협의회가 밝힐 내용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