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도쿄 올림픽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를 자국 영토처럼 표시해 논란이다. 한국 정부는 이에 항의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중재를 촉구했다. 하지만 IOC는 한국의 반발을 외면하고 있다.
IOC의 미온적 태도에 올림픽 대표팀 출신 미드필더 박종우 선수는 “공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2 런던올림픽 당시 ‘독도 세리머니’를 해서 메달을 뺏길 뻔했다.
박종우는 2일 JTBC와 인터뷰를 통해 런던올림픽 당시를 떠올리며 “경호원 두 명이 와서 옥상으로 끌고 갔다. 경호원 사이에 앉아 시상식이 다 끝날 때까지 죄인 취급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박종우는 일본과의 3·4위전에서 승리한 뒤 관중이 건넨 종이 한 장을 들고 세리머니를 했다가 메달을 박탈당할 뻔했다. 종이에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IOC는 이 문구를 문제 삼았다. 세리머니에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박종우의 메달 수여를 보류했다. 박종우는 “축구팀 전체 메달 박탈까지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박종우는 스포츠중재재판소 판결 끝에 그해 겨울 뒤늦게 메달을 받았다.
9년 전 박종우의 즉흥적인 세리머니에 대해선 신속하게 대응했던 IOC가 이번 도쿄올림픽 독도 표기에 대해선 도쿄 조직위에 문의하라며 발을 빼고 있다.
특히 IOC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일본의 항의를 받아들여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삭제하도록 개입한 적이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박종우는 “(IOC가 일본에 대해서)너무 관대하게 그래 버리니까, 공정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의아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OC가 정확히 정의를 내려줘야 한다”며 “일본과 IOC, 그 사람들도 이게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IOC의 외면에 일본 정부는 독도 표기를 삭제하라는 한국 정부의 항의를 거듭 무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2일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보거나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 영토”라며 한국 측 항의에 대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달 공개된 일본 골프 대표팀 유니폼마저 욱일기가 연상되는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 대한체육회는 1일 올림픽 홈페이지 내 독도 표시와 관련해 IOC에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같은 날 외교부는 항의에 뜻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도 초치했다. 대선주자들도 일본이 독도 표기를 수정하지 않으면 올림픽을 보이콧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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