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결혼식 중 신부 숨지자, 처제와 결혼식한 사연

입력 2021-06-04 00:35
심장마비로 숨지기 전 신랑 만제슈 쿠마르와 사진을 찍은 신부 수비르의 모습. 더선 홈페이지 캡처

인도에서 결혼식 도중 신부가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그 여동생이 신부로 교체돼 결혼식을 마쳐야 했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더선은 지난 27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한 마을에서 열린 결혼식에서 신부가 신랑과 전통 화환을 교환하던 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여동생이 대신 결혼식을 치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부 수르비는 전통 예식을 진행하던 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의사가 결혼식장으로 급히 달려왔지만, 그는 결국 숨을 거뒀다.

이에 양측 가족은 회의를 열었고, 논의 과정에서 신부의 여동생인 니샤가 언니 대신 결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신부 측 어머니가 특히 결혼식을 진행해야 한다고 간절히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가는 결혼식을 중단하지 않고 니샤를 신부로 맞이하기로 합의했다. 니샤가 결혼식을 준비하는 동안 수르비의 시신은 다른 방으로 옮겨졌다.

신부 수비르가 사망하자 그의 여동생인 니샤(둥근 원)가 신부로 교체됐다. 더선 홈페이지 캡처

숨진 수르비의 오빠인 사우라브는 인도 IASN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수르비가 사망하자) 양측 가족이 모여 논의를 시작했다”며 “그때 누군가가 여동생 니샤가 언니 대신 결혼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양가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방에 수르비의 시체가 있었고, 또 다른 방에서는 니샤가 결혼을 준비 중인 믿기 어려운 상황을 겪어야 했다”고 전했다.

양가가 결혼식을 강행한 이유는 신부 측은 결혼 지참금을 기대했고, 신랑 측 가족들은 결혼은 했으나 신부 없이 돌아왔다는 오명을 피하고 싶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을 마친 뒤 수르비의 시신은 화장됐으며 그를 추모하는 의식이 치러졌다. 수르비의 삼촌은 “우리에게는 너무 힘든 결정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한 아이는 숨진 채 방에 누워 있고 다른 아이는 방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며 “이렇게 복잡한 감정을 동시에 느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