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팜 아찔한 충돌… 팅글러 감독 “언어장벽 존재”

입력 2021-06-03 13:07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격수 김하성(앞)과 좌익수 토미 팜이 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시카고 컵스와 가진 2021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원정경기 4회말 1사 만루 때 뜬공을 잡으려다 콜사인 미스로 충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제이스 팅글러(41) 감독은 내야수 김하성(26)과 외야수 토미 팜(33) 사이에서 콜사인 미스로 발생한 충돌을 “언어장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로 찾아가 시카고 컵스를 상대한 2021시즌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샌디에이고의 6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회말 수비에서 팜과 부딪친 뒤 공수교대 때 교체됐다.

아찔한 상황은 1-1로 1사 만루 위기에서 발생했다. 컵스 8번 타자 P.J 히긴스의 타구는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로 높게 떴고, 김하성은 뜬공을 잡기 위해 뒷걸음질을 쳤다. 이때 콜 플레이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았다. 김하성의 뒷머리는 달려오는 팜의 얼굴과 부딪쳤다.

김하성의 의욕이 앞선 것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뜬공의 낙하 위치는 좌익수 영역에 있었고, 김하성은 공에만 집중했다.

김하성은 팜과 충돌해 동시에 쓰러지면서도 공을 즉시 주워 3루수 매니 마차도에게 송구했다. 뜬공을 잡힐 줄 알았던 컵스 1·2루 주자는 2·3루에서 포스아웃됐다. 컵스 3루 주자 패트릭 위즈덤이 홈을 밟았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포스아웃일 경우 득점을 인정하지 않는 규칙이 적용됐다. 김하성의 집념으로 실점을 막았지만, 충돌의 후유증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던 김하성과 팜은 결국 모두 일어섰다. 팜은 걸어서, 김하성은 부축을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 더그아웃에서 불편한 상황이 벌어졌다. 팜은 보비 디커슨 3루 주루코치에게 ‘자신의 공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하다가 화를 냈다. 동료들의 만류로 큰 충돌로 번지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컵스에 1대 6으로 졌다. 김하성은 교체돼 2타수 1안타 1타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팅글러 감독은 이날 경기를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에 묘사했다. 크고 작은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을 뜻한다. 팅글러 감독은 “약간의 언어장벽이 있었다”며 김하성과 팜 사이의 충돌의 원인을 콜사인 미스로 지목했다.

다만 더그아웃에서 분노를 표출한 팜에 대해서는 “우리는 열정적인 팀이다. 열정은 좋은 것으로, 때로는 과열되기도 한다”며 “경쟁심은 좋은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는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