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중인 학생들의 결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 ‘희망급식 바우처’가 품목을 제한해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자 서울시교육청이 품목을 늘리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2일 희망급식 바우처로 살 수 있는 품목을 기존 10개 외에 햇반, 국류(컵국), 김류, 치즈류, 삼각김밥(주먹밥), 생수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희망급식 바우처는 원격수업 중인 학생들의 결식 우려를 해소하고 학부모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제로페이 플랫폼을 이용해 1인 10만원의 모바일 포인트를 지원하는 제도다. 지난달 20일부터 지급된 포인트는 7월 16일까지 모두 사용해야 한다.
교육청은 애초 편의점에서 전문가 자문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10개군(도시락, 제철 과일, 흰우유, 두유, 채소 샌드위치, 과채주스, 샐러드, 떠먹는 요구르트, 훈제 계란, 삼각김밥을 제외한 김밥)의 식품만 사 먹을 수 있도록 했다. 학교급식법 시행규칙 및 학교급식 기본방향을 적용해 한 끼당 나트륨 1067mg, 열량 990㎉ 이내, 단백질 11.7g이라는 영양소 기준도 따라야 했다.
포인트가 지급된 후 이 기준이 탁상행정이라는 현장 불만이 쏟아졌다. 도시락에 나트륨양이 조금만 많아도 살 수 없을 뿐 아니라 김밥은 가능하지만 삼각김밥은 안 되는 점이나 떠먹는 요구르트는 살 수 있지만 마시는 요구르트는 못 사는 것, 생수는 아예 살 수 없는 점 등 때문에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비판에 교육청은 구매 가능 품목에 햇반, 컵국, 김류, 치즈류, 삼각김밥, 생수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늦어도 오는 7일부터는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사업과 관련된 대부분의 민원은 ‘삼각김밥을 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구였다. 당초 교육청은 삼각김밥을 ‘밥 양보다 반찬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구매 품목에서 제외했으나 다수의 민원이 제기되자 한국편의점협회에 삼각김밥의 질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품목에 포함하기로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실제 삼각김밥을 개발 출시하는 데는 한 달여가 소요되지만 최대한 일정을 당겨 편의점별로 오는 17일 전후로 밥 중량 대비 반찬이 40% 이상인 제품 7종 등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교육청은 한국편의점협회에 구매 가능 품목의 물량을 확보하고 편의점 내 별도로 배치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품목 제한과는 별개로 만 14세 미만 학생이나 휴대전화가 없는 경우 바우처를 사용할 수 없어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만 14세 미만 학생의 휴대전화로 바우처를 선물할 수 있는 ‘자녀와 함께 쓰기 서비스’를 시작하고 실물 선불카드를 제작해 제공한다고 밝혔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