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의 부모가 딸의 주검 앞에서 오열하다 결국 실신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이모 중사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를 전했다. 그는 “죄송하다. 저도 이 중사와 같은 딸 둘을 둔 아버지”라면서 “딸을 케어한다는 마음으로 낱낱이 수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서 장관과 이 중사의 부모는 안치실로 이동했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딸 사진을 들어 보이며 “장관님 오셨다. 장관님이 한을 풀어주실 거다”라고 말하다 오열했다.
이 중사의 어머니는 “이렇게 아름다운 아이가 저기에 누워 있다. 엄마가 못 알아줘서 정말 미안하다. 부모를 잘못 찾아와서. 다른 사람 찾아갔으면 그 꿈을 다 펼칠 수 있었을 텐데”라고 흐느꼈다.
오열하던 이 중사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주변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이동했지만 어머니는 끝내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편 가해자 장모 중사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조사(영장실질검사)를 받기 위해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으로 압송됐다. 장 중사는 전투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모자를 눌러쓴 모습이었다.
호송 차량에 타고 있던 장 중사는 고개를 숙인 채 잠시 머뭇거리다 차에서 내렸다. 취재진이 ‘피해자에게 조금도 미안한 마음이 없느냐’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는데 할 말 없느냐’ 등을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법원 청사 내 소법정으로 들어갔다.
앞서 지난 3월 초 충남 서산에 있는 공군 모 부대에서 이 중사가 선임인 장 중사로부터 억지로 저녁 자리에 불려 나간 뒤 귀가하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이 중사는 피해 사실을 정식 신고하고 자발적 요청으로 부대도 옮겼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양재영 인턴기자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