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신접종 총력전…현금 55만원·유급휴가·공짜 맥주 ‘선물’

입력 2021-06-03 10:34 수정 2021-06-03 10:59
미국, 7월 4일까지 미국 성인 70% 백신접종 목표
바이든 “자유의 여름, 기쁨의 여름 맞이할 것”
맥주회사, 목표 달성되면 21세 이상 모두에 맥주 제공
바이든 “공짜 맥주로 바이러스로부터 독립 축하하자”
무료 보육·공짜 야구표·공짜 크루즈 여행 등도 등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인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 손을 잡았다.

백신 접종자들을 한 명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공짜 맥주·공짜 메이저리그 티켓 등이 제공된다. 또 자녀를 돌보느라 백신을 접종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료 보육 서비스도 마련됐다. 백신을 맞은 직원들에게 현금 500달러(55만원)를 주는 기업도 등장했고, 대기업들은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미국인들의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더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받을수록 우리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더 큰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지난해 여름과 극적으로 다른 여름을 향해 가고 있다”면서 “미국은 곧 자유의 여름, 기쁨의 여름, 함께 모여 축하하는 여름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6월을 ‘행동의 달’로 명명하면서 미국인들에게 백신 접종을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미국 성인 70%가 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복귀해 미국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도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이름의 백신 접종 독려 투어를 이끈다. 해리스는 백신 접종률이 가장 낮은 미국 남부와 중동부 지역을 돌아다니며 백신 접종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 여정에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부통령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가 동참한다.

미국 기업들도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경품을 마련했다. 미국 맥주회사 앤하이저-부시는 7월 4일까지 미국 성인의 70%가 백신을 맞을 경우 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는 모든 21세 이상에게 공짜 맥주 한 잔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AP통신은 희망자들이 웹사이트에 간단한 정보와 사진을 올리면 5달러(5500원) 상당의 맥주나 음료를 제공받는 방식으로 이벤트가 진행된다고 전했다. 앤하이저-부시의 대표 상품은 버드와이저와 스텔라 아르투아, 벡스 등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앤하이저-부시의 이벤트를 알리면서 “백신을 맞으면, 맥주 한 잔을 얻을 수 있다”면서 “21세 이상 모든 사람들이 공짜 맥주로 바이러스로부터의 독립을 축하하자”고 권했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은 음주를 삼가지만 공짜 맥주 이벤트를 광고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어린이 보육·탁아단체들과 협력해 부모들이 백신을 맞으러 가거나, 부작용에 시달릴 경우 회복할 때까지 무료 보육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미국 프로야구인 메이저리그는 경기장 주변에 백신 센터를 마련해 백신 접종을 한 사람들에게 무료 티켓을 주기로 했다. 또 의약품 체인인 CVS는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공짜 크루즈 여행과 미국인들이 직접 보기를 가장 원하는 프로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 티켓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기업들도 직원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갖가지 선물들을 내놓았다. 냉장 음료를 전문으로 식품기업인 ‘볼트하우스 팜스’는 백신을 맞는 직원들에게 500달러(55만원)를 주기로 했다. 애플과 AT&T·IBM 등 대기업들은 백신을 접종받을 경우 유급휴가를 주고 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백신 접종을 확대하기 위해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 리프트와의 제휴를 통해 운송 수단을 공짜로 제공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최소 한 번 백신을 맞은 미국인들은 1억 687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0.8%로 보도했다. 백신을 두 번 맞아 접종을 완료한 미국인들은 1억 3620만명(41%)이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성인들을 70%까지 채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나 미국의 백신 접종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 변수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