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고독사’ 할머니의 비극…고양이가 시신 훼손

입력 2021-06-03 02:00 수정 2021-06-03 02:00


고독사로 홀로 집에서 숨을 거둔 할머니가 키우던 고양이들에게 신체를 훼손 당하는 험한 일을 당했다.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이웃 신고를 받은 경찰이 이 끔찍한 장면을 발견하고 경악했다고 현지 매체 엘문도가 최근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지난 3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아파트에서 홀로 살다 사망한 할머니 클라라 이네스 토본(79)을 발견했다. 할머니 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심하게 나며, 수많은 파리가 나온다는 이웃들의 신고 후였다. 할머니는 한참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이웃들은 코로나19 감염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경찰은 아파트에 도착하자마자, 누군가 사망했다고 의심했다. 창문을 통해 집 안에 진입했을 때 할머니는 고양이 5마리와 함께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 살아 있던 고양이 2마리는 굶어 죽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스페인 매체 엘문도 화면 캡처


시신 상태는 처참했다고 한다. 한 지역 주민은 현지 매체에 “경찰이 자기가 본 시신 중 가장 최악이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할머니가 사망한 뒤 고양이들이 할머니를 먹이로 삼은 것으로 판단하고 부검을 진행했다. 죽은 고양이 한 마리에서 할머니 시신 일부가 확인됐다. 고양이 2마리는 지역 보호소로 넘겨졌다.

경찰은 할머니가 사망한 지 최소 3개월 이상이 됐으며, 코로나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아파트 관리인은 할머니가 관리비 등을 제대로 내는 등 죽음을 감지할 만한 근거가 없었다고 했다.

1996년부터 쭉 같은 아파트에서 살던 할머니는 콜롬비아 출신으로, 배우자나 자녀 없이 고양이를 키워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