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김재원 “뺨 맞더라도 尹 입당 장애물 치우는 역할하겠다”

입력 2021-06-02 17:42
국민의힘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김재원 전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김재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반대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뺨을 맞더라도 설득을 해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방해되는 장애물을 치우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경선에 뛰어든 김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 인터뷰 “대선 국면을 맞으면 최고위원회의에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텐데 그때 나설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3선 의원 출신인 김 전 의원은 박근혜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정책위의장 등을 지냈으며 당내 전략통으로 손꼽힌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권 교체라는 대의가 중요한 것 아니냐”
-윤 전 총장에게 기소됐던 악연이 있음에도 출마 선언문에서 영입을 강조하셨는데.
“우리가 윤 전 총장과 함께하지 않으면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우리끼리 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우리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렵다. 우리끼리 문 닫고 경선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 당이 망조가 드는 것이다. 제가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윤 전 총장 영입이나 연대에 조건을 달려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걸 막아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함께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하도록 만들겠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과거 ‘적폐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데.
“개인적인 사정은 일단 참고 넘어가자는 것이다. 저도 뭐 할 말이 없는 게 아니지만 그것보다 대의가 중요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 다 뛰고 있는 것 아니냐. 박찬종 전 의원이 전화를 하셔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반대하거나 방해하는 자는 천하의 역적’이라는 말씀을 하시며 ‘꼭 최고위원이 될 것’이라고 응원을 하셨다. 문재인정권은 노무현정권보다 정말 비이성적이다. 문재인정권은 ‘촛불정권이기 때문에 우리가 옳다’ 이런 것 같다. 이런 정권은 절대로 연장이 되면 안 된다. 만약 이런 정권이 연장된다면 국민은 더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다. 그렇기에 정권 교체 말고 다른 얘기할 필요가 없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김재원 전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친박 핵심으로 분류되시는데.
“저는 친박이 맞다. 제가 벗어날 생각도 없고, 부인할 생각도 없다. 다만 친박계는 이제 다 멸종돼서 계가 없다. 친박이라는 게 ‘주홍글씨’처럼 치부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 시대의 주류세력을 친박이라고 한 것 아니냐. 저는 친박을 내세워서 크게 이익을 취한 적이 별로 없다. 친박 정치의 폐해에 가담한 적도 없고 사실 피해만 봤다. 공천 3번 떨어진 게 친박이라는 이름으로 떨어졌다.”

“박 전 대통령 사면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결해야”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한 입장은.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필요하다고 보면 사면을 하는 것이지 우리를 불쌍하게 여겨서 하는 건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형기를 다 채우면 100살 가까이 된다. 그게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분들 별로 없다. 현 상태에서 이걸 바로 잡을 수 있는 길은 대통령의 사면권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 본인을 위해서도 사면을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탄핵의 그 반사이익은 다 가져갔다. 그 한풀이를 문 대통령이 하는 게 맞다. 그래서 이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전당대회 ‘이준석 돌풍’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당원들이 유권자인 선거인데, 유권자 아닌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준석 전 최고위원 자체의 정치적인 그동안의 업적이기도 하다. 이 전 최고위원이 정말 잘했고, 당에 많은 공헌을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2등 하는 거까지는 박수를 치지만 1등은 다르다는 얘기가 있다. 대선이라는 대사건을 앞뒀는데 그에 대한 전권을 맡길 수 있느냐는 우려가 있다. ‘지금까지는 전당대회가 재밌었는데 결과는 이건 아니다. 당의 방향을 놓고 생각할 때 다시 생각해보자’고 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김재원 전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이준석 돌풍’과 맞물린 계파 논쟁은.
“경선 룰로 싸우는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계파 정치가 실존한다는 걸 체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바른정당계는 인정하는데 유승민계는 아니다고 하는데, 두려운 것 아니냐. 유승민계가 국민으로부터 받는 지지보다 훨씬 많은 정치적 이익과 위상을 점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다. 국민이 지지하는 정치적인 에너지보다 훨씬 더 많은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점하기 위해서, 노력을 통해 지지를 많이 얻고 정치적인 위상을 정립하는 게 아니라 룰을 바꿔서, 골대를 옮겨서 유리하게 만들려고 한다. 과거 상도동계, 동교동계, 친박계, 친이(친이명박)계와는 차원이 다르다.”

“호남 배려만큼 영남 배려도 해야”
-’영남당’ 벗어나자는 목소리가 있는데.
“영남당에서 벗어나자고 하는 건 좋다. 다만 그게 영남을 멸시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호남 배려만큼 영남도 배려돼야 한다. 특히 공천 때 대구·경북(TK)에서는 역할을 할만한 사람은 다 잘라 버린다. 경북지역은 최다선이 지금 재선이다. 정들만 하면 쫓아내는 공천 대학살이 반복되면서 지역 정서가 아주 비판적이다. 그러면서 균열이 크레바스 수준으로 가고 있고 TK에서 더불어민주당 득표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김재원 전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책임당원’을 ‘권리당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당원 의견을 당 의사 결정 및 공천 과정에도 반영하겠다고 하셨는데.
“‘책임당원’이라고 이름을 지어 놓고 당비 내라고 하고, 행사에 동원해서 박수나 치게 만들면서 막상 당원들을 헌신짝처럼 천대시하지 않느냐. 당원들은 당을 탈당해 나간 사람들이 당을 욕할 때도 그 수모를 겪으면서 당을 지켰다. 당원들이 표변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우리가 처한 현실과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서 집단지성을 발휘하기 때문에 늘 중심을 잡아주고 균형추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당원들의 뜻을 더 반영해 자신들의 지도자, 당대표부터 지방의원까지 선출하게 만들어야 당권을 잡은 사람이 공천권을 전횡해서 당을 위기에 빠뜨리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

이상헌 백상진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