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도시 대구’ 다시 뜰까…“가스공사, 대구에 새 농구장 짓는다”

입력 2021-06-02 17:08 수정 2021-06-02 17:56
2010년 12월 5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와 인천 전자랜드 사이 경기에서 전자랜드 서장훈이 오리온스 허일영의 파울로 공을 놓치고 있다. 연합뉴스

25년간 이어져 온 ‘인천 농구’가 막을 내리는 대신 ‘대구 농구’가 부활한다. 한국가스공사(이하 가스공사)가 인천 전자랜드 구단 인수를 발표한 가운데 가스공사 본사가 있는 대구로의 연고지 이전이 확정적이다. 가스공사 측은 대구시와 함께 새 구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시청 관계자는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스공사 측이 대구 수성구에 새 농구장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대구실내체육관을 리모델링 해서 사용한 뒤 새 부지에 구장을 짓고 이를 대구시에 기부채납하고 다시 운영권을 가져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라이온즈파크’를 건설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다만 그린벨트 등 녹지 문제가 아직 걸려있다.

이미 가스공사와 한국농구연맹 측은 먼저 사용할 대구실내체육관 답사를 마친 것으로 취재 결과 나타났다. 대구실내체육관 관리조직인 대구시청 체육시설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통화에서 “2~3주 전 가스공사와 연맹 관계자들이 대구실내체육관 현장 답사를 하고 갔다. 며칠 전에도 다시 다녀갔다”고 말했다. 이날 가스공사와 KBL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자랜드 인수를 발표했다.

가스공사 측은 지나치게 낙후한 시설 탓에 대구실내체육관을 새 구단 홈구장으로 삼기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구실내체육관은 1971년 개장한 건물로 2011년 오리온스가 고양으로 떠난 뒤 프로팀이나 국가대표 경기를 소화한 적이 드물다. 최근까지도 각종 동호회 등 생활체육 이용사례가 대부분이다.

사무소 관계자는 “아주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체육관 지붕 주변부 쪽에 부분적으로 물이 새는 곳이 있다”면서 “KBL 관계자가 답사를 왔을 때 (코트) 바닥 수평 문제를 우려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작업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대구실내체육관은 관리 주체인 대구시가 보수할 전망이다.

가스공사와 KBL은 전자랜드 인수를 발표했으나 연고 이전 여부는 확답하지 않은 상태다. KBL 관계자는 “9일 임시총회와 이사회에서 인수를 최종 승인하면서 연고지 문제를 확정할 것”이라면서 “아직 확정해서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선수단 대부분은 홈구장 인천삼산체육관 인근 거처에서 짐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연고지 이전이 확정되어서가 아니라 이전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한 조치로 이해해달라”면서 “계약만료가 되는 곳의 경우 집주인과 계약을 더 미룰 수 없기에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가 머무는 거처 역시 현재 계약이 끝난 상태다. 전자랜드에서 지난 시즌 뛴 외국인 선수 모트리는 시즌 종료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갔다. 구단 관계자는 “연맹 규정상 선수와 재계약을 한 뒤 15일까지 KBL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사무국 직원 5명의 고용유지 여부도 아직 알려진 게 없다.

인수 발표가 늦어지면서 전자랜드는 지난달 31일 종료된 자유계약(FA) 시장에서 기존 소속 선수인 임준수와 재계약한 것 외에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인수기업 측이 발표를 앞두고 샐러리캡 여유분을 활용해 거물급 선수를 데려오지 않겠나 예상했으나 결국 보강은 없었다. 사무국은 그나마 가스공사 측과 교감을 통해 원주 DB 두경민을 데려오고 강상재와 박찬희를 내주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