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 유가족을 만나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장관은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모 중사의 부모와 면담 자리를 갖고 “2차 가해와 지휘관으로서의 조치들을 낱낱이 밝혀 이 중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저도 사실은 이 중사와 같은 딸 둘을 둔 아버지”라며 “딸을 케어한다는(돌본다는) 그런 마음으로 낱낱이 수사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군 검찰 중심으로 수사하는데 여러 가지 민간 전문가도 참여하고 도움을 받아 가면서 투명하게 수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중사의 아버지는 “억울하다고 청원해야만 장관님이 오실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정말 유감”이라며 “좀 늦었지만 이렇게까지 국방부 검찰단에서 유족이 원하는 대로 책임지고 해주신다니 결정해주신 장관님께 일단 감사를 먼저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어떻게 상황이 진전되는지 계속 지켜봐 달라”며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구속수사고 (그다음이) 2차, 3차 가해자 처벌”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만남은 이 중사 사망 사실이 알려진 이후 처음 이뤄졌다. 면담은 초반에만 언론에 일부 공개됐고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비공개 면담이 끝나자 서 장관과 이 중사의 부모님은 안치실로 이동했다.
이 중사 어머니는 딸의 영정 사진을 보며 “이렇게 아름다운 아이가 저기에 누워 마음이 너무 아프고 죄스럽다”고 오열했다. 이어 “조금만 참아. 너 편히 쉴 수 있을 거야. 정말 미안해. 끝까지 억울한 것 없도록 엄마가 용기를 낼 테니까 기다리라”며 애통해했다.
안치실에서 장례식장 본관으로 이동하던 중에는 한차례 쓰러져 유족들이 급하게 구급차를 요청하기도 했다. 구급차가 10분 후에야 도착하자 유족들은 “이럴 줄 알면서 구급차를 대기시키지도 않았느냐”고 항의했다. 이 모습을 바라본 서 장관은 “유가족이 불편하지 않도록 바로바로 조치하고 의료지원팀과 구급차는 상시 대기하라”고 지시한 뒤 빈소를 나섰다.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스스로 신고한 이 중사는 두 달여만인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들은 이 중사의 신고 후 공군의 조직적 회유와 은폐 시도가 있었고 딸을 끝내 죽음으로 몰아간 이유라고 호소하며 엄정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 중사의 장례는 지금까지 미뤄지고 있으며 고인은 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