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 프랑스오픈 본선 첫 승…나달·조코비치도 2회전 합류

입력 2021-06-02 16:30 수정 2021-06-02 16:43
권순우. EPA연합뉴스

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 권순우(91위·당진시청)가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3436만7215유로·약 469억8000만원) 본선 통산 첫 승을 거뒀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라파엘 나달(3위·스페인)과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도 가뿐하게 첫 게임을 승리로 장식했다.

권순우는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케빈 앤더슨(100위·남아공)을 3대 1(7-5 6-4 2-6 7-6<7-4>)로 물리쳤다.

지난해 첫 출전한 프랑스오픈 본선에서 1회전 탈락한 권순우는 이날 승리로 이 대회 첫 승을 달성했다. 메이저대회로 범위를 넓히면 지난해 US오픈 본선 1회전 승리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다. 권순우는 이날 승리로 상금 8만4000유로(1억1000만원)를 확보했다.

앤더슨은 현재 권순우보다 랭킹이 9계단이나 낮지만 2018년엔 5위를 마크했던 베테랑 선수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에서 6번 우승을 차지했고 US오픈(2017), 윔블던(2018)에서 메이저대회 2회 준우승을 달성했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앤더슨은 키 203㎝에서 나오는 강서브로 서브 에이스 30개를 터뜨리며 압박했지만, 권순우는 주눅 들지 않았다. 실책(36-46)과 두 번째 서브 득점(64%-52%) 스코어에서도 드러나듯 집중력을 높인 안정적인 플레이로 35세 노장인 앤더슨의 힘을 빼놓고 중요한 고비 때마다 득점에 성공했다. 마지막 4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선 5-4에서 과감한 네트 대시로 승기를 잡은 뒤 마지막 포인트를 잘 지켜내기도 했다. 결국 권순우는 3시간 9분 간의 접전에서 승자가 됐다.

권순우는 경기 후 소속사 리코에이전시를 통한 인터뷰에서 “앤더슨이 서브가 좋기 때문에 하나만 브레이크해서 제 서브 게임을 잘 지켜나가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중간에 조금 흔들렸지만 마지막 타이브레이크에서 네트 플레이를 시도했던 게 승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권순우의 2회전 상대도 37세의 노장 안드레아스 세피(98위·이탈리아)다. 세피는 ATP 투어 3회 우승을 차지했고, 메이저 대회는 16강 진출이 최고 성적인 선수다. 2013년엔 개인 최고인 18위를 마크했다. 1회전에선 랭킹 21위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캐나다)을 3대 1로 잡아내며 저력을 보여줬다. 다만 권순우는 지난해 웨스턴 앤 서던오픈에서 세피를 만나 2대 1로 승리한 바 있다. 충분히 개인 첫 메이저대회 3회전 진출을 기대해볼 수 있는 이유다.

권순우는 “클레이 코트 경기라 긴장도 되고 어려움이 많았지만 첫 경기 승리로 자긴감이 생겼다”며 “세피와는 연습도 한 번씩 해봤고 지난해 승리한 경험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공격적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나달(오른쪽)과 조코비치. AP연합뉴스

이 대회 유력 우승후보로 꼽히는 나달과 조코비치도 무난히 2회전에 합류했다. 나달은 같은날 알렉세이 포피린(63위·호주)을 3대 0으로 완파했고, 조코비치도 테니스 샌드그런(66위·미국)에 3대 0 승리를 거뒀다.

나달은 2회전에서 리샤르 가스케(53·프랑스)를, 조코비치는 파블로 쿠에바스(92위·우루과이)를 만난다. 2017년부터 이 대회 4연패를 기록 중인 나달이 로저 페더러(8위·스위스)를 제치고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21회)에 도전하는 가운데, 지난해 프랑스오픈 결승전에서 나달에 덜미를 잡혔던 조코비치도 2016년 이후 5년 만의 우승에 목마른 상황이다. 이번 대회 대진상 두 선수는 4강에서 마주치게 된다.

최근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며 프랑스오픈 활약이 기대됐던 안드레이 루블료프(7위·러시아)는 얀레나르트 슈트루프(42위·독일)에 2대 3(3-6 6-7<6-8> 6-4 6-3 4-6)으로 덜미 잡혀 1회전 탈락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