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미국 대통령 후보 경선의 초반 풍향계로 주목받아온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주가 다른 주의 도전을 받기 시작했다. 백인 위주의 인종 구성 때문에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네바다주 의회는 2024년 대선 경선을 2월 첫 번째 화요일에 프라이머리로 개최하는 법안을 1일(현지시간) 가결했다.
현재 주지사의 서명만 남겨둔 법안이 통과될 경우, 네바다주는 미국에서 경선을 가장 빨리 개최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양당 모두 아이오와주 코커스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로 대선 경선 일정을 시작해왔다.
하지만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는 인종적 다양성이 낮아 제대로 된 여론을 대변하지는 못하면서 경선의 출발점이라는 이유로 영향력만 높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는 4위,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는 5위를 차지했다. 바이든은 이후 네바다주 코커스에서 2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에서 1위를 기록하며 세를 회복했다.
제이슨 프리슨 네바다주 하원의장은 “서부 지역에서의 처음이 아닌, 국가적 다양성을 고려해서 네바다주가 제 자리를 가져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네바다주는 상징성을 높이기 위해 경선 방식도 당원만 참여하는 코커스 대신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머리로 바꿨다.
다만 네바다주의 의지에도 계획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양당 지도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미시간주와 플로리다주가 프라이머리를 전국위원회 동의 없이 ‘슈퍼 화요일’ 전으로 앞당겼다가 대의원 투표권이 절반으로 삭감된 바 있다.
이 때문에 공화당 네바다주 지구당은 “양당 전국위원회에서 경선 결과를 무시당할지 모른다”며 제도 변경에 반대했다.
또 뉴햄프셔주는 법률로 대선 프라이머리를 다른 주의 어떤 선거보다도 7일 먼저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레이 버클리 민주당 뉴햄프셔주 지구당 위원장은 “우리는 프라이머리를 수십 년간 지켜왔고 그 정당성은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