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신기술로 메모리 초격차 벌인다…ZNS SSD 출시

입력 2021-06-02 16:06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잇달아 신기술을 공개하며 초격차 벌이기에 나서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경쟁이 초미세공정 보다 차별화된 최적화 기술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ZNS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기업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출시했다고 2일 밝혔다. ZNS는 사용 용도와 주기가 같은 데이터를 동일한 구역에 저장해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일반 SSD는 저장공간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고 데이터를 저장한다. 이를 최적화하기 위해 별도의 과정을 거쳐야 해 효율성이 떨어진다. ZNS SSD는 이 과정이 없어서 기존 SSD보다 최대 3~4배 수명을 늘릴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SSD 교체 주기를 늘려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ESG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차세대 인터페이스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기반의 D램 메모리 기술을 개발했다. CXL D램은 기존 시스템의 메인 D램과 공존이 가능하면서 시스템의 메모리 용량을 테라바이트(TB)급까지 확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저전력으로 고성능 구현이 가능한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KMG)’ 공정을 적용한 DDR5 메모리 모듈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고, 2월에는 세계 최초로 메모리에 인공지능(AI) 엔진을 탑재한 HBM-PIM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잇달아 메모리 반도체 신기술을 선보이는 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용 확대 등으로 데이터센터에 모이는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이전보다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쟁업체들이 초미세공정에서 추격을 해오면서 삼성전자로선 다른 차별화 지점이 필요해진 측면도 있다.

D램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은 이날 10나노(nm) 공정 4세대(1a) LPDDR4x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을 올해 1월 1a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양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176단 낸드 기술 기반의 SSD 대량 공급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를 개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현재 15nm 공정으로 D램을 생산 중이며, 하반기에는 극자외선(EUV)를 적용한 14nm 양산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10나노 공정의 정확한 수치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초미세공정 경쟁에서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