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에서 한 50대 여성이 결혼식을 올리고 이틀 뒤 남편의 전 부인에게 신장을 이식해줬다.
AP통신은 플로리다주 오칼라에 거주하는 데비 닐스트릭랜드(56)가 최근 남편 짐 머스의 전 부인인 밀레인 머스(59)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내어줬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밀레인은 오랜 기간 신장병으로 투병해 작년 11월 입원 당시 신장 기능의 8%만 정상일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친오빠의 신장을 기증받으려 했지만, 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때 뜻밖의 기증자가 나타났다. 바로 전남편의 애인 데비였다.
짐과 밀레인은 이혼한 지 20년이 되어 가지만 슬하의 두 자녀를 함께 돌보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짐의 애인인 데비는 결혼 전부터 가족 모임에서 밀레인과 스스럼없이 지내며 우정을 쌓아 왔다.
데비는 전에도 낭성섬유증이라는 희소질환을 앓던 가족에게 자신의 폐를 기증하려 했다가 부적합 판정으로 이식을 해주지 못한 적이 있다. 그는 AP통신에 “누군가에게 장기 이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식을 받지 못하면 살 수 없다는 것”이라며 “(장기기증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고 말했다.
이식 수술 날짜는 여러 달에 걸친 검사와 코로나19에 따른 절차 중단으로 짐과 데비의 결혼식 이틀 뒤로 잡혔다.
데비와 밀레인은 기증 수술 후 의식을 회복하자마자 곧바로 서로를 찾았다고 전해졌다. 결국 남편 짐이 신부를 휠체어에 태운 뒤 자신의 전 부인의 병상으로 데려다 줬다.
데비는 기증 이후 밀레인의 눈밑에 항상 있던 다크서클이 사라지고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 기뻤다며 “마스크를 쓴 채로 우리는 함께 울었어요. 봉합한 상처 때문에 배가 아팠어요. 그래도 우린 웃고 또 울었어요”라고 말했다.
이후 이들은 자신들을 ‘신장 자매’라고 부르며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손자들을 함께 돌보기도 한다. 올여름에는 다 함께 가족 여행을 가기로 계획했다.
밀레인은 “데비가 내 생명을 구했다”며 ‘가족’으로서 함께 더 결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