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故) 손정민(22)씨 친구의 휴대전화를 습득한 환경미화원이 “주변에 술병이 많아 술 마시고 두고 간 거로 생각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며 습득 후 2주 넘게 보관했던 이유를 밝혔다.
환경미화원 김모씨는 1일 친구 A씨의 휴대전화와 관련해 “(5월) 11, 12, 14일 중에 주운 것 같은데 11일이 유력하다. 오전 9시30분쯤 주웠던 것 같다”며 “경찰과 CCTV를 확인했는데 정확히 나온 건 아니다”라고 JTBC에 말했다.
이어 “휴대전화 옆에 소주병, 페트병이 널브러져 있었다. 2~3명이 와 술을 한 잔 먹고 버린 것 같았다”면서 “많이 주우면 한 달에 3개도 줍고 술 먹고 부서져서 버리는 것도 많다. 그래서 그 휴대전화가 A씨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 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같은 날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도 “손씨의 실종 지점 인근에 있는 피크닉장에서 발견한 것 같다”며 “휴대전화의 앞면은 깨끗했고 뒷면에 금이 가 있었다”고 했다. A씨의 휴대전화를 신고하지 않고 2주 넘게 보관하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일을 하다가 오른쪽 팔이 전치 3주가 나올 정도로 다쳤다”면서 “치료에 신경을 쓰느라 휴대전화의 존재를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휴대전화를 습득한 뒤 개인 사물함에 넣어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지난달 8일 반포한강공원 소속 환경미화원들을 상대로 탐문조사를 벌였으나, 이때는 휴대전화를 줍기 전이라는 게 김씨 주장이다. 조사가 끝난 뒤 휴대전화를 주웠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사물함에 넣어둔 뒤 잊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달 30일 동료가 다른 휴대전화를 주워 한강공원 반포안내센터에 가져다주는 것을 보고 자신이 주웠던 휴대전화의 존재가 떠올랐다고 했다.
경찰은 정확한 휴대전화 습득 시점과 장소를 파악하기 위해 김씨를 상대로 법 최면 조사를 했으나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짓말탐지기 조사는 김씨가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한 결과 “휴대전화는 사건 당일인 지난 4월 25일 오전 7시2분쯤 전원이 꺼진 뒤 다시 켜진 사실은 없다”며 손씨와의 불화나 범행 동기 등 손씨의 사망 원인과 관련된 내용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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