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中 도심 코끼리 떼 잡으려고…전기선, 드론, 차벽까지

입력 2021-06-02 00:15 수정 2021-06-02 00:15
유튜브 채널 인민일보 캡처

중국 당국이 보호구역에서 탈출해 도심에 출몰한 코끼리 떼를 돌려보내기 위해 길목에 차 벽을 세우고 전기선을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 CCTV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은 중국 윈난성 자연보호구역에서 코끼리 15마리가 탈출해 400㎞ 넘게 이동 중이라고 보도했다.

CCTV 화면에 잡힌 코끼리 떼. 유튜브 채널 SCMP 캡처

코끼리 떼는 수컷 3마리와 암컷 6마리, 새끼 6마리로 알려졌다. 이들은 ‘짧은 코 가족’이라고 불리는데, 무리 중 새끼 코끼리 한 마리가 코를 다쳐서다.

코끼리 떼는 이동 과정에서 농경지 56㎡를 훼손시키는 등 농가에 큰 피해를 냈다. 손실액은 모두 680만 위안(11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코끼리 떼는 주민 거주지역에도 진입하며 412건의 사고를 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채널 나우 디스 뉴스 캡처

코끼리 떼는 지난해 4월 보호구역을 탈출한 뒤 40일간 국도와 고속도로를 경유하며 중국을 활보했다. SCMP에 따르면 코끼리 떼는 지난달 27일 저녁 윈난성 중심 도시 쿤밍에서 불과 100㎞ 떨어진 곳까지 왔다.

현지 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일부 코끼리가 주택 마당까지 성큼 들어와 돌아다니는 모습, 가게 대문을 박차고 들어와 물통에 담긴 물을 마시는 장면 등이 포착됐다. 이들은 식량을 찾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물건을 부수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 인민일보 캡처

이에 현지 당국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민가 길목에 대형 트럭을 세워 코끼리의 도심 진입을 막는가 하면 얕은 계곡에는 약한 전류가 흐르는 전선을 설치했다. 코끼리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약간의 통증만 느끼게 해 길을 막겠다는 취지다.

코끼리 떼를 유인하기 위해 사탕수수나 소금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중국 동물보호 당국은 드론을 통해 이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한편 코끼리 떼가 인구 밀집지역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살피고 있다.

유튜브 채널 로이터 캡처

현지 생태학자들은 보호구역 내 코끼리 무리의 서식지 감소가 이들의 탈출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장 리 베이징대 포유류학과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대규모 개발이 코끼리 서식지를 점점 더 고립시켰다”면서 “코끼리가 인간과 마주칠 확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코끼리 떼가 원래 살던 서식지에서 이미 많이 이동한 상태이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