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일 김오수 신임 검찰총장에게 “검찰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정한 검찰로 거듭나는 데 큰 역할을 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지난 4년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이 이뤄졌지만 아직 검찰개혁이 끝나지 않았다고 보고 문재인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인 김 총장에게 빈틈없는 마무리를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이어진 환담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을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검사들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긍심을 갖도록, 후배들을 잘 이끌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법무부는 최근 ‘형사부 검사 6대 중대범죄 직접수사 제한’ 등 검찰조직 개편안을 내놨다. 검찰은 이에 대해 여권이 추진하던 ‘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의 일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김 신임 총장에게 검찰 내부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흔들림없이 개혁을 이어가라며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 구성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검찰개혁도 동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며 “김 총장이 내부의 목소리를 듣는 한편 공수처 등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총장은 검찰과 법무부에서 중요한 직책들을 두루 경험했고, 내외의 신망도 두터운 만큼 검찰총장으로 성과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또 “검찰이 바로 서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발전해 나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임명돼 기쁘기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검찰의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나왔으므로 국민을 위해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국민중심의 검찰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김 총장의 아들은 강원도 화천에서, 딸은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 총장은 “23번 임지를 옮겼다”며 “최근 검찰 인사가 개선돼 언제 어느 곳에서 근무하게 될지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더욱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 총장의 배우자에게 락스퍼, 말채나무, 알스트로메리아, 아스타로 된 꽃다발을 선물했다. 락스퍼는 ‘정의’ 말채나무와 알스트로메리아는 ‘국민의 인권보호 및 사회적 약자 배려’ 아스타는 ‘신뢰’라는 의미를 각각 담고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