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GS25에서 판매되는 주먹밥 상품 표지에 김치를 중국어로 ‘파오차이(泡菜)’라고 표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GS25는 최근 ‘남성 혐오(남혐)’ 손가락 이미지가 담긴 포스터로 한 차례 곤욕을 치렀던 터라 여론은 싸늘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GS25에서 판매 중인 ‘스팸 계란 김치볶음밥 주먹밥’ 제품 설명에 김치의 중국어 표기가 파오차이로 돼 있다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가 첨부한 상품 설명에는 ‘스팸 계란 김치볶음밥 주먹밥’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각각 표기돼 있다. 영어와 일본은 각각 ‘김치’를 알파벳과 가타카나로 독음 그대로 적었지만, 중국어로는 ‘파오차이’라고 표기됐다.
파오차이는 중국의 절임 음식 중 하나로, 최근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김치는 중국이 원조다” “김치는 파오차이에서 기원했다”는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 중국의 역사·문화 왜곡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황에서 국내 브랜드가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데 대해 거센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일각에서는 “현재 중국어에 김치를 대체할 표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농림축산식품부는 8년 전 중국어에 ‘기’ 발음이 없다는 것을 고려해 ‘맵고(辛) 진기하다(奇)’는 한자를 써서 ‘신치’라는 표현을 만들었다. 현재 정부는 중국식 이름 ‘신치’ 사용 확산을 위한 법령 개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GS25 측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편의를 위해 상품 라벨에 영어, 일어, 중국어 제품명을 병행 표기하고 있다”면서 “고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빠른 시일 내로 외국어 제품명 표기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