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의 ‘이준석 때리기’가 가열되는 모양새다. 나경원·주호영 후보는 ‘트럼피즘’ ‘글래디에이터’로 빗대면서 이 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주 후보는 1일 페이스북에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는 글래디에이터 사회가 아니다”라며 이 후보가 내건 ‘능력주의 경쟁’을 저격했다. 주 후보는 “글래디에이터 사회는 ‘적자생존’, ‘승자독식’, ‘인기 영합’의 원칙으로 작동한다”며 “승자에게만 공정한 경쟁은 정치의 목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주 후보는 “대선 버스든, 경선 열차든 다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버스 떠나고 손 흔들어도 소용없다’는 식으로는 후보 단일화에 장애물만 많아질 뿐”이라고 했다. 전날 TV 토론회에서 “특정인을 위해 (버스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이 후보 발언을 비꼰 것이다.
나 후보는 하루에도 수차례 이 후보에 대한 견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나 후보는 라디오에서 “이 후보가 젠더갈등을 일으켜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백인 하층 노동자·이민자에 대한 혐오를 부추겨 인기를 얻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상황을 빗댔다. 나 후보는 그러면서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가 꿈인 분이 당 대표가 되면 (다른 대선 주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가 ‘30대·0선’을 변화의 상징으로 내세운 데에는 ‘경륜 부족’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주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자강과 통합’”이라며 “경험에서 나오는 통찰력과 지혜가 (둘 다 성공시키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도 “민심에서 (이 후보) 바람이 크다 보니 모두 걱정하고 있다”며 당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속으로 웃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2030 남성의 적극적인 지지를 백인 하층 노동자의 분노에 비유한 것은 잘못됐다. 실언이 계속되면 2030 지지층은 떠나갈 것”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