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 가상자산 이용 마약 거래 덜미… 96%가 20~30대

입력 2021-06-01 16:42
지난해 7월 경찰이 수도권 일대에서 적발한 대마 밀재배 현장. 서울경찰청 제공

추적을 피할 수 있다고 알려진 폐쇄형 웹에서 가상자산을 이용해 마약 대금을 거래한 이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10명 중 9명은 20~30대였다.

서울경찰청은 2019년 말부터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을 이용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 웹)에서 가상자산을 이용해 마약류를 유통·판매하고 매수·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521명을 검거하고 이 중 유통·판매한 13명을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검거된 이들은 대부분 20~3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20대가 305명(58.5%), 30대가 197명(37.8%)으로 전체의 96.3%를 차지했다. 10명 중 9명이 30대 이하인 것이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최근 마약이 SNS를 비롯해 가상 화폐 등 최신 기술로 거래되면서 이에 익숙한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거 과정에서 경찰은 대마 63.5㎏도 압수했다. 약 21만 차례 흡입 가능한 양이다. 경찰은 필로폰 33g, 코카인과 케타민 각 30g 등 시가 108억6000만원 상당의 마약류도 압수했다.

마약을 구매한 이들은 다크웹 가상자산을 활용했다. 추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지만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지난해 7월 대마 판매 등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조사과정에서 시세 4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발견해 압수했고, 대마 판매책 검거 중에 피의자 노트북에서 발견된 시세 1억800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도 지난 4월 환수했다. 환수액은 5억8000만원에 달한다.

경찰은 해외 거주 중인 판매총책도 특정해 추적 중이다. 그는 다크웹상에 국내 마약류 판매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하며 마약류를 전국적으로 유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검거에 나설 계획이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