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테니스의 ‘대세’ 오사카 나오미(2위·일본)가 인터뷰를 거부한 건 앓고 있던 우울증 탓으로 드러났다. 오사카는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프랑스오픈 기권을 선언했다.
오사카는 1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동안 코트에서 떠나 있겠다”며 프랑스오픈 기권 의사를 밝혔다.
오사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인터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지난 30일 1회전 승리 후엔 실제로 기자 회견 참석을 거부하면서 이를 실행에 옮겼다. 이에 대회 주최측은 오사카에 벌금 1600만원 징계를 부여하며, 계속 불참할 경우 최대 실격까지 가능하단 의견을 내놨다.
돌발적인 행동엔 이유가 있었다. 그가 2018년 US오픈 이후 우울증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오사카는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정말 힘든 시간을 견뎌왔다. 나는 내성적이고, 대회 중 자주 헤드폰을 쓰고 있었던 것도 사회 불안 장애를 경감시키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은 나에게 친절했지만, 나는 말을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기에 전 세계 미디어 앞에서 발언하기 전엔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이곤 했다”며 “파리에 와서도 불안한 증세가 시작돼 기자 회견에 불참하고 나 자신을 다스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사카는 2018·2020 US오픈, 2019·2021 호주오픈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 테니스 대세로 떠오른 선수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랭킹 1위에 올랐고, 지난해 포브스 선정 여성 스포츠인 중 최고 수입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쏟아진 스포트라이트 만큼 감당해야 했던 마음 속 그늘도 커졌던 걸로 보인다.
오사카는 “기자회견에 참가하는 건 부분적으로 시대에 뒤처진 규칙”이라며 “시간이 된다면 투어와 함께 선수, 팬, 언론을 위해 어떻게 더 나은 방향을 도모할 수 있을지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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