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삼성전가 격차 더 벌어졌다…1nm 공정도 TSMC 선점

입력 2021-06-01 15:03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1분기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TSMC는 투자, 초미세공정 개발 등에서 공격적으로 나서며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129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를 지켰다. 점유율은 55%로 지난해 4분기 54%보다 1% 포인트 증가했다.

TSMC는 7나노미터(nm), 16/12nm 공정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7nm는 AMD, 미디어텍, 퀄컴 등의 수주가 꾸준히 이어지며 전 분기보다 23% 증가했다. 16/12nm는 미디어텍 5G RF 트랜시버, 가상화폐 채굴기 관련 수요가 늘면서 매출이 10% 늘었다. 5nm 공정은 애플 아이폰이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TSMC는 5nm 공정으로 애플 A14, M1 등을 전량 만들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매출 41억 달러로 점유율 17%를 기록하며 2위를 유지했다.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8%보다 1% 포인트 감소했다. 트렌드포스는 오스틴 공장 정전으로 인해 한 달 가량 가동이 중단된 것이 삼성전자 매출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오스틴 공장은 4월부터 가동이 정상화 됐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이후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TSMC의 견고한 수성 전략에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TSMC는 앞선 미세공정과 넉넉한 캐파를 앞세워 애플, 퀄컴, AMD 등 전 세계 주요 팹리스 업체의 물량을 쓸어담고 있다. 종합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달리 파운드리만 하는 TSMC는 기술유출 우려가 없다는 점도 팹리스 업체들이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TSMC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걸 중요한 모토로 삼고 있다.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약 11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여기엔 미국 애리조나 파운드리 공장 6개 건설도 포함돼 있다.

TSMC는 1나노 공정 개발에서도 삼성전자 등을 앞서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IT매체 버딕트는 TSMC가 대만국립대학교(NTU),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와 함께 1nm 이하 칩 개발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뤄냈다고 전했다.

네이처에 개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2차원 재료의 접촉 전극으로 반금속 비스무트를 사용하면 저항을 크게 줄이고 전류를 증가시킬 수 있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실리콘을 대체할 수 있는 2D 소재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으나 고저항 저전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하지만 1나노 공정이 양산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TSMC는 3nm 칩셋을 2022년에 생산할 계획이고, 2nm 이하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