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임 다하고 안전한 작업장 만들겠다”
노동자 2명이 청소 작업 도중 유독가스를 마시고 숨진 사건에 대해 고려아연이 1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울산지역 언론 등에 경영진 일동 명의로 유가족을 비롯해 당사 및 협력사, 국민께 사죄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고려아연은 “사회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이런 사고가 발생해 참담하고 침통한 심정”이라며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고 수습 및 관계 기관의 사고 원인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해 결과에 따른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 안전한 작업장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컨테이너 청소 작업을 하던 30대와 40대 근로자 2명이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온산제련소에 대해 산업안전 특별감독에 착수했다.
2016년 황산 누출 사고 이후 5년 만에 공식 사과
고려아연은 과거에도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공식 사과문을 올린 바 있다. 경영진은 그때도 안전 쇄신책을 강구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2016년 6월 28일 같은 온산제련소 2공장에서 황산이 유출됐다. 당시 설비 보수공사를 하던 협력업체 근로자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화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고려아연 법인과 임직원 등 7명, 협력업체 법인과 임직원 등 4명이 산업안전보건법·화학법 위반혐의로 기소돼 모두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았다.
당시 고려아연은 “동료들이 큰 부상을 입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사고처리 전담반을 구성하고 부상자 치료와 보상 등 피해 복구를 위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또 “조사결과에 대해 어떤 책임도 감수하겠다”며 “향후 안전분야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종합적인 안전 쇄신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사과문 이후에도 반복된 산업재해…10년간 11명 사망
하지만 이후에도 산업재해 사고는 계속됐다. 지난 10년간 최소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6년 황산 유출 사고가 있은 지 3개월여 만인 같은 해 10월 7일 온산제련소 1공장에서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2018년 11월 24일 새벽에는 제련소 집진기에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2019년 1월 18일에는 같은 온산제련소에서 50대 협력업체 근로자가 사다리차량 작업중 굴뚝으로 접근하다 40m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다. 지난해에도 끼임 사고로 노동자 1명이 숨졌고, 올해에는 3월 부딪힘 사고로 1명이 사망했다.
이에 노동부는 지난달 31일 “회사가 (현 상황에 대한) 개선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심히 의심된다”며 고려아연을 대상으로 산업안전 특별감독을 한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이번 특별감독에서 위험 요인이 추가로 확인되면 작업중지 범위를 확대하고, 안전이 확보되기 전까지 작업중지를 해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안전보건 관리체계 전반의 문제를 규명해 개선하도록 지도하고 필요할 경우 안전보건 관리자 증원 명령도 내릴 계획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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