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웹소설 작가 “지옥같이 글썼는데…강제 휴재”

입력 2021-06-01 11:27 수정 2021-06-01 13:06
'광해의 연인' '신 광해의 연인' 표지

네이버 웹소설 인기작 ‘광해의 연인’의 작가 유오디아가 네이버로부터 ‘갑질’을 당해왔다고 폭로하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남겼다. 네이버 측은 관련 상황 파악에 나섰다.

유오디아는 지난달 29일 네이버 블로그에 ‘마지막 인사’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강제 휴재를 당하고 있다”며 “어제 ‘연재 종료’를 요청한 메일에 전화와 문자를 씹던 담당자가 처음으로 ‘너는 아프니 언젠간 다시 돌아올 것이라 여기고 휴재 처리해 주겠다’며 일방적인 ‘강제 휴재’ 처리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네이버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자신의 종료 요청을 무시하고 휴재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가의 병(지난 1년간 블로그 감시당하기에 올리지 못했던 ‘그 일’)을 핑계로 계속 휴재를 끌다가 모두의 관심이 사라진 후 조용히 연재를 종료시키면 자연스럽게 휴재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오디아는 “8년 중 절반을 악플보다 무서운 담당자 아래에서 지옥같이 글 쓰며 억울한 일들을 무수히 당하면서도, 전작보다 인기 없는 작품을 쓴다면서 편집부에게 인간 이하 취급을 당하면서도 제 글이 좋다는 독자님들만 보고서 안정적인 직장도 버리고 아무 내색 없이 투잡까지 뛰면서 매일같이 밤을 새우고 잠도 한두 시간 밖에 못 자며 새벽을 맞으며 여러 날 글을 써왔다”고 토로했다.

그는 연재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그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유오디아는 “그걸 알고서도 그들이 제게 한 일은 아무런 힘도 없는 작가 홀로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고 전했다. 또 그 과정에서 더는 글을 쓸 수 없게 됐다고도 호소했다.

유오디아는 “2013년 잘못된 계약으로 급하게 완결 낸 ‘광해의 연인’ 이야기와 그때 못 보여드린 이야기들을 2013년 ‘광해의 연인’을 사랑해주신 독자님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에 어려운 가운데서도 2년을 넘도록 ‘(신)광해의 연인’을 전부 다시 써오면서 버티고 또 버텨왔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이제 더는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두려운 마음을 품고 마지막 인사로 떠나겠다. 정말 감사했다”면서도 “저는 아무런 능력도 없고 힘도 없어서 떠나는 것이지 제가 떠나고 싶어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고 적었다.

해당 글은 현재 비공개로 전환됐다. 작가의 블로그에는 네이버 직원이 사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기사 스크랩과 “난 직원도 아닌데 왜 나한테”라는 글만이 남아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며칠 전 이 문제를 처음 접했으며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유오디아 작가는 2013년 네이버에서 역사 로맨스 소설 ‘광해의 연인’을 연재하며 ‘네이버 웹소설 개국공신’으로 통했다. 2019년부터 네이버 웹소설 ‘新광해의 연인’을 연재해왔으며 지난달 6일 이후 새로운 회차를 올리지 않고 있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