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래없는 대규모 부양책과 예측모델의 한계도 ‘오보’에 한몫
<자료:블룸버그통신, 국제금융센터>
경제회복세를 반영해 지난 4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자수는 100만명 안팎으로 증가할 것이라는게 시장의 컨센서스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26만명 늘어나는데 그쳐 시장에 충격을 줬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역시 당초 시장전망치인 3.6%보다 훨씬 높은 4.2%나 기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1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이처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지표 전반에 대한 예측의 정확도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며 그 원인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월별로 발표되는 비농업고용자수(고용), CPI 상승률(물가), 소매판매(소비), 산업생산(생산), 제조업서비스업 PMI, 미시건 소비자심리 지수(심리) 등 7개 지표의 예측값과 실제 간의 차이를 표준화한 ‘z스코어’의 최근 10년치 추이를 분석했다. 이 숫자가 클수록 지표예측 정확도가 떨어짐을 의미한.
분석 결과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었던 지난해 3월부터 z-스코어의 평균이 급등하기 시작해 5월에는 3.4까지 상승했다. 이후 연말까지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 2월부터 다시 1을 웃돌면서 4월에는 1.4까지 상승했다.
<자료:블룸버그통신, 국제금융센터>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집계된 예측치의 최고-최저 간 차이’도 지난 10년 간 대부분 0 안팎을 오르내렸으나 지난해 3월과 4월 4.6~6.2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 10월부터 올 1월까지는 마이너스로 하락했으나 3월과 4월 0.5~0.7로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이처럼 오차가 커지는 것은 경제적 요인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팬데믹의 보건위생 특성이 반영된 것이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예를들어 하버드대학 비즈니스스쿨은 코로나로 인한 봉쇄조치와 관련, 경제 정상화 예상 시점과 실제 시점이 몇 주 차이에 그치더라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 간 차이는 훨씬 크게 확대된다고 분석했다.
전염병과 관련해서 참고할 만한 과거 사례가 제한적이어서 팬데믹이 경제주체들의 심리 및 행태에 미친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가 정상화되더라도 전염병이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쳐 직장복귀 거부 등 행동양식에 변화가 생겼을 경우 기존 경제전망 모델의 정확도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경제가 봉쇄된 상태에서 작성된 서베이 통계의 경우 심리적 부분의 답변이 매우 부정적으로 집계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전례없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신속한 시행에 따른 불확실성, ‘백신 접종 → 경제 재개’에 따른 회복 경로 상의 불확실성, 경기 예측 모델의 태생적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같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시장에서는 경제지표 전망을 자산가격에 선반영하는데 시장 컨센서스 정확도가 저하될수록 실제 결과 발표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