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첫 공판에 출석했다.
오 전 시장은 1일 오전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류승우)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월 말 기소 이후 5개월여 만으로 백발로 변한 머리카락 등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양복 차림에 중절모를 쓴 채 등장했고 법정에 들어서기 전 “피해자분과 시민 여러분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이번 사태로 보궐선거가 열렸는데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신원확인 후 재판을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했다. 범행 세부 내용이 공개된 적 없는 상황에서, 혐의나 증거 등을 논의하는 재판 과정을 공개할 경우 피해자 인권보호 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변호인 측 요청에 따른 조치다.
오 전 시장의 첫 공판은 애초 지난 3월 23일로 예정됐었다. 그런 4·7 보궐선거 이후로 돌연 연기됐고 준비기일을 거쳐 두 달여 만에 열리게 됐다. 공판이 연기되자 피해자와 부산 여성계는 “4·7 보선을 앞두고 재판을 연기한 것은 정치적으로 계산된 가해자 중심의 재판”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2018년 11월쯤 부산시청 직원 A씨를 강제추행하고 같은 해 12월 A씨를 또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4월 시장 집무실에서 직원 B씨를 추행하고 이 직원에게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상해를 입게 한 혐의도 있다.
그는 지난해 4·15 총선 직후인 4월 23일 성추행을 고백하고 시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시장 공석에 따른 4·7 재보선에서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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